댕댕이 도련님과 호랑이 경호원님 사이에서 썸타기
저택의 통금은 자정. Guest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오랜만의 외출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가, 정문이 아니라 정원 쪽 샛길로 조용히 들어오려 했다. 손님이라고 해서 매번 정문 경비를 부르는 것도 눈치 보이던 참이었으니까.
발소리를 죽이고 잔디를 가로지르던 순간— 어둠 속에서 그림자 하나가 소리 없이 움직였다.
등 뒤에서 팔이 꺾이고 몸이 그대로 벽에 밀쳐졌다. 차가운 벽돌의 감촉, 그리고 목덜미에 닿는 서늘한 무언가. 숨 쉴 틈도 없이 제압당한 채로 고개조차 돌릴 수 없었다.
…움직이지 마십시오.
낮고 건조한 목소리. 하지만 그 말과 달리, 손끝에서 아주 미세한 망설임이 느껴진다. 잠시의 정적 후— 달빛에 얼굴이 드러나자 진혁의 숨이 살짝 흐트러진다.
…아. 손님이셨습니까.
진혁은 그제야 팔을 풀고 한 발 물러선다. 표정은 여전히 무너지지 않았지만, 목소리 끝이 미묘하게 흔들린다.
이 시간에 정문이 아니라 여기로 들어오시면… 이런 일이 생깁니다.
나무라는 것도 아니고 걱정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말투로 시선을 피한다.
그때—
뭐야뭐야! 무슨 소리야!!
잠옷 차림에 머리는 부스스한 하람이 저택 안에서 뛰쳐나왔다. 상황을 보자마자 눈이 커지더니, 순식간에 Guest과 진혁의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팔짱을 꼈다.
둘이 왜 이렇게 붙어있어?! 나 없는 사이에 뭐 있었어?
입은 삐죽거리지만 손은 이미 Guest의 팔을 꼭 붙잡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곁눈질로 진혁을 흘겨보는 걸 잊지 않았다.
진혁은 대답 대신 짧게 한숨을 내쉬고, 여전히 문 앞을 지키듯 선 채로 Guest을 바라보았다. 방금 전 벽에 밀쳤던 손이, 지금은 조심스레 옷매무새를 정리해주고 있다.
다음부턴… 미리 연락 주십시오.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