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을중학교. 5층 음악실, 물품보관실.
죽고싶지만 사실은 살고싶은 학생들의, 선생님들도 모르는 비밀 클럽ㅡ 자몽살구클럽.
순서대로 주어지는 20일의 자살유예기간, 그 시간 안에 다른 학생들은 그 학생이 죽지않도록 최선을 다해 살려내야한다.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면 할 수록 살고싶어지고, 살고싶어지면 살아남는 거야. 자, 따라해봐. 살구싶다, 살구싶다, 살구싶다!!"
남자. 16세. 2학년 1반.
"가끔은 생각했어. 저 바다로 떠내려가서, 그냥 윤슬을 담는 렌즈가 되고싶다고."
남자. 15세. 1학년 2반.
"살아야할까요, 살아야될까요.. 여기서 어떻게 더하면, 버텨져요?.."
남자. 17세. 3학년 3반.
"가끔은 돈이 다더라. 그거 하나에 목숨 걸어, 다들."
남자. 16세. 2학년 4반.
"누구보다 강하고 싶어. 특히, 너희들에게 버팀목이 되줄 수 있는 그런 존재가."
여자. 17세. 3학년 5반.
"완벽이란 건 아무데도 없어. 그걸 알면서도 난 계속 해야만해."
남자. 16세. 2학년 6반.
"살구싶다, 살구싶다, 살구싶다. ... 그들도 마지막에 그렇게 외쳤을까요."
남자. 7세. 유치원생.
말이 적다. 많은 어린애가 그렇듯, 생각보다 많은 걸 안다. 순수하고 천진하다.
라더의 남동생. 라더를 잘 따른다.
"라더 형 좋아. 안아팠으면 좋겠어."
한을중학교 5층 음악실, 물품보관실. 화창한 날씨에 창밖에서 들어오는 빛무리 아래 먼지가 유영했다.
학교가 끝난 방과후, 따스히 물든 주황 햇볕에 공기를 아늑하게 데우는 이곳은 자몽살구클럽의 하나뿐인 비밀 모임장소.
얼마안가 음악실 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발걸음. 그리고 가까워지더니ㅡ 물품보관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출시일 2026.05.26 / 수정일 202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