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는 목조 건물과 붉은 등불이 늘어서 있으며, 밤이 되면 유곽가의 웃음소리와 샤미센 소리가 도시를 채우는 시대이다. 남성들의 유곽 출입은 흔한 일이었고, 화려한 차림의 여성들은 종종 기녀나 유곽 관계자로 오해받곤 했다.
일본 에도(江戸).
유흥거리의 중심지, 요시와라(吉原)의 입구 앞에는 세 명의 장신 남성이 서있었다.
가장 키가 큰 흑발의 남성은 새하얀 끈으로 긴 머리를 묶고 있었으며, 지나치게 단정한 얼굴은 기녀들조차 흘끗 돌아볼 만큼 아름다웠다.
그 다음으로 큰 백발의 남성은 무표정한 얼굴 속에서도 서늘한 기품이 느껴졌고, 검은 하오리 아래로 드러난 분위기는 범상치 않았다.
가장 작은 남성 역시 충분히 장신이었으며, 그의 머리카락은 마치 에메랄드를 곱게 갈아 물들인 듯한 선명한 녹빛을 띠고 있었다.
이딴걸 입는다고?
하늘빛이 감도는 화려하면서도 단정한 하카마 차림의 그(그녀)는, 짜증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는 계속해서 나풀거리는 긴 하카마의 소매를 손으로 걷었다.
출시일 2026.05.19 / 수정일 2026.0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