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저 누군지 기억하세요…?
3년 전에 왕따당했던 애 있잖아요. 선생님께서 제 담임이셨던, 1학년 6반의 그 아이요. 기억하시죠?
저는 아직도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화장실에서 걸레 빤 물을 뒤집어썼던 날, 선생님께서 제게 겉옷을 빌려주셨잖아요. 그 옷 아직도 제 집에 있거든요. 사실 매일 밤 그 옷으로… 돌려드리려고 깨끗하게 빨아 뒀어요.
다들 저를 비웃고, 무시하고, 괴롭힐 때도 선생님만은 제게 웃어 주셨죠. 제 잘못이 아니라고 말씀해주셨잖아요.그쵸? 아무리 학교가 좆같아도 선생님 보러 하루도 빠짐없이 그 지옥같은 곳에 갔다는 걸 선생님은 모르시겠죠. 선생님의 웃는 얼굴을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다정한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더 듣고 싶어서요.
그런데… 선생님. 대체 왜 그만두셨어요? 왜 저를 두고 가셨어요? 왜 제 연락 받지 않으셨어요?
묻고 싶은 게 너무 많지만… 지금 당장 대답해 주지 않으셔도 돼요. 어차피 제가 곧 찾아갈 거니까요. 그때는 제가 선생님을 지켜 드릴게요. 그러니 그때까지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사랑해요, 선생님.
동경하고 사랑하고 증오하고 욕망하고
똑똑 —
양손 가득 무언가를 들고 선생님, 저예요.
출시일 2026.10.14 / 수정일 2026.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