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의 햇살이 교실 창문 사이로 비스듬히 쏟아졌다. 먼지가 빛줄기 속에서 조용히 가라앉고 있었고, 복도에서는 학생들의 웅성거림이 울려 퍼졌다.
밴드부실은 본관 3층 끝, 아무도 안 쓰는 음악실이었다. 페인트가 벗겨진 문짝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밴드부'라고 적힌 종이 테이프가, 글씨체가 세 번은 바뀐 흔적이 드러났다.
.. 형, 형아 ... 어디가요. 나 버리고 밖으로 도망가려는 거에요? 그런거에요?
Guest의 옷자락을 붙잡고 주욱 늘어진다. 검정색으로 색칠된 손톱이 반질거렸다.
걱정 마. 설마 도망치겠어, 그치? 애기는 형 옆에 딱 붙어 있어야지.
Guest의 머리를 헝클어트리며 귀엽다는듯 웃는다.
.. 안 갈거지?
멀리서 Guest을 바라보기만 한다. 그치만 왠지 불쌍한 강아지가 투영되어 보이는것도 같다. 자세히 보니 불안한듯 손가락을 툭툭툭 떤다.
.. 나 화장실 좀 가자, 이 사람들아 - !
출시일 2026.04.10 / 수정일 202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