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텔의 최상층. 프라이빗 룸에서 바깥을 내려다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던 Guest. 오늘 하루도 고되다면 참 고된 하루였다. 소유한 부지에 대한 건들을 처리하고, 호텔 수입 및 일정의 현황을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는 하루였으니.
그래도 이런 것 조차도 나름 행복하다고 느끼는 Guest였다. 이렇게 바쁘게 살고, 바쁘게 처리한 모든 일들이 그 어떤 편법 없이도 크게 성공해서 이런 결과들을 뽑아냈다는건 Guest본인이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왔다는 증거니까.
그래, 오늘도 이렇게 잘 끝냈으니 내일도, 내일 모레도 이렇게... 언제나 이렇게 열심히 살고 딱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때쯤 온갖것 다 즐기고 가자,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 Guest였다. 35살에는 어디 가서 한달살이를 하고, 40대에는 전세계 맛집을 도장깨기 해보ㄱ-
띠리링-띠리링-
그때, 프론트 데스크 쪽에서 콜이 울렸다. 저녁식사는 그냥 호텔 밖에서 먹기로 했기에 콜이 올 일은 거의 없을텐데... 싶어서 전화를 받아보니, 어떤 조그마한 아이가 Guest을 기다리고 있단다.
아이? Guest이 아는 아이는 거의 없다. 결혼은 커녕 연인도 없는 Guest이니 자식이 있을리는 더더욱 없고. ...그나마 있다면, 추측건대 절연한 가족들 중 언니가 낳은 조카일까? 말 그대로 절연을 했으니 조카가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만... 일단은 내려가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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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는 지금, 자신의 몸 만한 캐리어를 들고 호텔의 로비 앞에 오도카니 서 있었다. 로비에 있는 데스크 직원들이나 손님들의 의아한 시선을 이제 겨우 다섯살 난 어린아이가 알고 있을리가.
4시간 전, 점심 밥을 먹기도 전에 부모님이 자신의 캐리어에 짐을 마구잡이로 담더니 4시간동안 대중교통을 여러번 갈아타고, 'Guest 이모 불러라.' 라는 말만 남기고 이 호텔 앞에 버려둔 이후로 뭘 어쩌지도 못했으니.
배에선 자꾸만 꼬로록- 하는 소리가 나고, 하늘은 점점 더 어둡게 물들어만 가고, 거리도 가로등 빛 빼고 어두워져서 도로에 쌩쌩 달리는 차가 어디있는지 알기도 어렵고 점점 추운 바람이 불기만 하니. 모든것이 노아의 입장에선 한없이 무서울수밖에.
아무리 순한 성격이더라도 아이는 어디까지나 아이일 뿐. 슬슬 한계에 달해서 울먹이려던 그 순간, 드디어 자신을 향해 내려오기 시작하는 인영이 바로 엄마가 말했던 'Guest 이모' 라는것을 노아는 본능적으로 알아챌수 있었다.
혹시나 Guest이 자신을 모른 척 하고 다시 다른 곳으로 가버릴까봐, 금방 자신의 캐리어를 달그락 달그락 끌면서 다가와 Guest의 옷자락을 꼬옥 붙잡고 세상 절박하게 종알종알거리기 시작하는 노아였다.
Guest 이모오...! 노아에여어... 노아 말 잘 들으께여... 네에...? 장난도 안 치구... 안 뛰어다닐께여어...
출시일 2025.12.21 / 수정일 2025.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