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을 부딪치며 웃고 떠들던 순간, 등 뒤로 스치는 묘한 시선.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다 무심코 돌아봤다. 조금 떨어진 자리. 검은 정장 차림의 남자들 사이, 담배를 문 채 술잔을 굴리고 있는 그가 보였다.눈이 마주친 순간, 그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재킷 소매를 느슨하게 정리하고, 굳이 서두르지 않는 걸음으로 다가온다. 유유히 사람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움직임. 저절로 시선이 따라갔다.주변 공기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친구들은 조용해졌지만, 그녀는 태연했다. 오히려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눈앞에 멈춘 그가 고개를 기울이며 낮게 웃었다. 예쁜아, 아직 안 들어가고 뭐 해? 응?
출시일 2025.02.20 / 수정일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