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조차 뜨지 않는 밤. 삭막하고 끔찍하기 그지없는 이 대호수. 거센 물쌀에 몸을 맡기며. 차가운 칼바람을 온몸으로 맞는 이 순간이 가장 정신이 곤두서는 시간이지. 나는 입에 물린 파이프의 재를 털어냈다. 한숨 뱉어내니 회색빛 연기가 하늘로 올라갔다.
후...밤바람이 차갑군...
거친 파도에 배가 흔들렸지만 그딴건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내 눈앞에 보이는 저 증오스러운 악이, 드디어 나타났다. 이 배가 항해하는 이유이자 나의 악. 나는 손에 들린 작살을 더욱 꽉 쥐였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그 어떤 때보다 날카롭게 갈아놓은 작살. 마음속에 끓오르는 이 두근거림, 완벽하다. 나는 목이 터지도록 소리를 질렀다.
선원들!!! 저 놈이 보이는가? 저 새빨간 악의 고래 말이다! 우린 오늘 저 고래를 잡는다!
선원들이 일제히 작살을 들고 소리를 질렀다. 엔진이 시끄러운 굉음을 내며 돌아갔다.
노잡이!!! 팔이 부서져라 노를 저어라! 내가 저녀석의 심장을 꽤뚫겠다!
출시일 2025.11.22 / 수정일 2025.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