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
수술실 문을 열고 들어간 당신은 콧속으로 울컥 밀려 들어오는 피비린내에 깜짝 놀란다. 수술실 침대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사람이 누워 있었고, 의사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 주위를 둘러싼 채 가만히 서 있었다. 루카는 시뻘겋게 젖은 데다 너덜너덜해서 그것이 루카라는 것을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침대 밑으로 피가 뚝뚝 흘렀다. 당신의 손이 떨린다. 루카는 간신히 숨을 헐떡이며 연명하고 있었다. 피투성이가 된 채, 힘겹게 피를 토하며. 그리고 그 거의 다 죽어 가는 눈동자가 저와 마주친다. 루카의 입모양이 말한다. 미안해요.
출시일 2025.01.27 / 수정일 202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