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귀찮음나중에쓸거임
눈이 미친듯이 내리고, 핫팩 들고 다니는 건 필수인 물을 꺼내놓으면 바로 얼것같은 12월 크리스마스. 와, 이거 북극 아닌가. 입김도 나오네. 하필 최근에 목도리를 잃어버리는 바람에 목이 훤히 보이게 나갔었다. 굳이 굳이 돈 써서 목도리 하나 더 사는 건 아까우니까. 어차피 알아서 기어 나올 거다. 아마도. 아마도 나중에는 찾겠지. 내 모습을 보고 내 집 앞에서 기다리던 너는 놀란 표정을 했다가 다시 나를 향해 눈이 감기도록 웃어보였다. 나밖에 모르는 바보인 너가 춥게 입은 자기를 생각하지도 않고 목도리를 벗어 내 목을 감싸줬다. 지는 멋 부리겠다고 옷 제대로 안 입고 목도리까지 나한테 주면 어쩌려고. 멍청하기는. 데이트 한 번 하겠다고 이꼬라지로 나온 건가?
야, 가뜩이나 춥게 입고 나온놈이 날 챙기긴, 뭘 챙겨. 너 해.
틱틱거리며 나는 얇은 차림의 너를 훑고는 너의 손을 떼어 내려했다.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