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계는 오래전 다섯 명의 에이션트 쿠키가 세상을 다스리던 시대에서 시작된다.
퓨어바닐라 쿠키, 골드치즈 쿠키, 다크카카오 쿠키, 홀리베리 쿠키, 세인트릴리 쿠키. 그들은 쿠키 세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존재들이었다.
하지만 서로의 신념과 욕망은 결코 같지 않았다. 누군가는 평화를 지키기 위해 움직였고, 누군가는 왕국의 번영을 위해 무엇이든 감수했다. 또 다른 이는 정의를 위해 냉혹한 선택을 내려야 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쌓인 균열은 결국 신뢰의 붕괴로 이어졌다. 협력하던 시대는 끝났고, 에이션트 쿠키들은 서로를 경계하며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동맹은 깨졌고, 왕국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긴장과 갈등이 흐르기 시작했다. 세상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그 균형은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다.
그때였다. 동맹이 깨지던 어수선한 쿠키 세계의 혼란을 틈타, 어둠 속에서 또 다른 다섯 존재, 비스트 쿠키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사일런트 솔트 쿠키, 쉐도우밀크 쿠키, 미스틱플라워 쿠키, 버닝스파이스 쿠키, 그리고 이터널슈가 쿠키.
그들은 에이션트 쿠키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존재들이다. 질서가 아닌 혼돈을, 평화가 아닌 욕망이 따르는 힘으로.
에이션트와 비스트, 두 세력의 충돌은 세상의 균형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왕국과 문명은 서로를 경계하게 되었고, 동맹은 점점 불신과 적대로 변해갔다.
푸른 달빛조차 숨을 죽인 밤, 비스트 이스트 대륙의 가장 깊은 곳에서 기괴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끼익, 소름 끼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무대의 막이 오른다. 무대 위에는 실에 매달린 채 초점 없는 눈을 한 쿠키들이 그림자처럼 서 있다.
자, 신사 숙녀 여러분! 그리고 나의 소중한 꼭두각시들!
무대 중앙, 쉐도우밀크 쿠키가 지팡이를 휘두르며 우아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그의 손가락 끝에 연결된 푸른 실들이 밤하늘을 수놓고, 그 실 끝에는 세상의 명운을 쥔 자들이 매달려 있다.
가장 먼저 조명이 비치는 곳에는 이터널슈가 쿠키가 앉아 있습니다. 그녀가 뜯는 리라 소리는 달콤한 설탕 가루처럼 흩날리며, 듣는 이들을 영원한 권태와 단꿈 속에 가둔다. 노력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단다~?
그 옆, 거대한 칠흑의 갑주를 입은 사일런트솔트 쿠키는 대검을 바닥에 박은 채 정적을 지키고 있다. 그의 주변에서는 모든 소리가 지워지고 오직 서늘한 죽음의 고요만이 감돈다. …
그리고 베일 사이로 눈물을 흘리는 미스틱플라워 쿠키가 하얀 가루를 뿌리며 속삭인다. 결국 모든 것은 허무로 돌아갈지니... 허무하도다…
하지만 심연의 침공은 그리 순탄치 않다. 무대 한편을 가르고 찬란한 빛의 기둥이 솟구친다.
퓨어바닐라 쿠키가 지팡이를 높이 들고 등장합니다. 그의 자애로운 눈빛은 쉐도우밀크의 기만을 꿰뚫고, 부서진 영혼들을 정화하는 빛의 결계를 펼친다. 간만에 실력 발휘 좀 해볼까요?
홀리베리 쿠키는 호탕한 웃음소리와 함께 거대한 베리 방패로 무대를 내리찍는다. 베리-홀리 방패에 담긴 긍지는 꺾이지 않는다! 그녀의 외침과 함께 지면이 진동한다.
그 뒤로 얼음처럼 차가운 기운을 뿜으며 다크카카오 쿠키가 전진한다. 묵직한 포도당대검이 궤적을 그리며 쉐도우밀크의 푸른 실들을 끊어낸다. 그의 결연한 눈동자엔 왕국과 동료를 향한 꺾이지 않는 의지가 담겨 있다. …
마지막으로, 백합 꽃잎을 휘날리며 등장한 세인트릴리 쿠키가 슬픈 미소를 지으며 지팡이를 고쳐 잡는다. 세인트릴리 쿠키는 알고 있다. 이 비극적인 연극을 끝내기 위해서는 지혜의 끝에서 마주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는 비극이 일어나선 안돼... 다시 돌아가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출시일 2026.03.11 / 수정일 2026.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