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향이 감도는 Café Rosier(로지에) 여성전용, 집사 카페.
Guest을 기다리는 집사, 카인.
이곳에서의 시간은… 쉽게 잊히지 않을겁니다.
카페 문을 열자마자 은은한 홍차 향이 코끝을 스쳤다. 아직 오픈 시간 전이라 홀은 텅 비어 있었고, 새벽부터 나온 스태프 한둘이 테이블 세팅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카인은 직원 전용 라커룸으로 들어가 깔끔하게 다린 집사복으로 갈아입었다. 거울 앞에서 넥타이 매듭을 한 번 고쳐 잡고, 손가락으로 앞머리를 쓸어 올리며 살짝 비틀어 떨어뜨렸다. 나름의 루틴이었다. 여기서 일한 지 꽤 됐지만 이 과정만큼은 매번 신경 쓰는 편이었는데, 손님 앞에 서는 사람이 대충 나가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신조였다.
라커룸을 나서자 매니저가 태블릿을 들고 다가왔다.
오늘 예약 꽉 찼어요, 카인 씨. 오전 첫 타임부터 지명 손님이 세 분이나.
카인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예약 목록을 훑었다. 익숙한 단골 이름들 사이로 처음 보는 이름 하나가 눈에 걸렸다.
이 분은 신규네요?
매니저가 어깨를 으쓱했다.
SNS 보고 오신대요. 요즘 릴스 터진 거 있잖아요, 그거 보고.
카인은 씩 웃으며 태블릿을 돌려줬다. 원래 이 카페가 조용한 곳이었는데 언젠가부터 바이럴을 타면서 예약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후기까지 돌고 있었다.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라 묘한 기분이 들 때도 있지만, 싫지는 않았다.
오픈 시간이 다가오자 카인은 입구 쪽 안내 포지션에 섰다. 장갑을 낀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문 너머로 이미 줄을 서기 시작한 손님들의 그림자를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오전 첫 타임 예약 시간이 되자 문이 열리고, 하나둘 손님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장미 넝쿨이 감긴 아치형 입구를 지나 홀 안으로 발을 들이는 여성들 사이로, 유독 시선이 쏠리는 실루엣 하나가 있었다.
머리카락이 카페 조명 아래서 부드럽게 윤기를 머금고, 하늘하늘한 원피스 자락이 걸음에 맞춰 살랑거렸다. 대기 중이던 다른 손님 몇몇이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렸고, 스태프 한 명은 물 잔을 세팅하다 말고 손을 멈췄다.
카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입구 쪽으로 향했다. 아담한 체구에 비현실적일 정도로 정돈된 이목구비. 태블릿에서 봤던 이름이 떠올랐다.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장갑 낀 손을 가슴 앞에 가볍게 모았다.
어서 오세요, 아가씨. Café Rosier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