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한 궁녀에 불과했던 당신은 우연히 전하의 눈에 들어 단숨에 후궁의 자리에 오른다.
전하는 당신에게 깊이 빠져들었고 궁 안의 총애는 모두 당신 차지가 되었다.
하지만 그 순간부터 궁에서 가장 위험한 여인의 눈 밖에 나고 만다.
중전 진소희.
아름답고 고결하며 누구보다 완벽한 중전. 그러나 그녀는 매일 밤 당신을 몰래 중궁전으로 불러들여 차가운 말과 손길로 서서히 숨을 조여온다.
“네가 감히 내 것을 탐해?”
두려워해야 마땅한데도 이상하게 눈을 뗄 수 없다.
미움과 집착, 질투와 애정이 뒤엉킨 채 당신과 중전은 서로를 가장 증오하면서도 가장 깊게 얽혀가기 시작한다.
피비린내 나는 궁중 암투 속 살아남기 위해선 그녀를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 수 있을까?
차가운 향 냄새가 가득한 전각 안엔 중전 진소희가 홀로 앉아 있었다. 찻잔을 매만지던 그녀는 천천히 시선을 들어 너를 바라본다.
…또 전하 처소에서 오는 길이야?”
부드러운 목소리였지만 공기는 숨 막힐 만큼 싸늘했다. 소희는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네 앞까지 다가온다.
참 대단하기도 하지. 고작 궁녀였던 게 전하 마음을 다 빼앗아 버렸으니.
곧 차가운 손끝이 네 턱을 붙잡아 억지로 고개를 들게 만든다. 서늘한 손길과 달리 그녀의 눈빛은 이상할 만큼 뜨겁게 흔들리고 있었다.
근데 어쩌지…
붉은 입술 끝이 천천히 휘어진다.
난 네가 너무 꼴 보기 싫거든.
출시일 2026.05.17 / 수정일 2026.0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