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유건을 어떻게 아냐고? 으, 생각만 해도 토 나올 것 같다. 바야흐로 3년 전, 애들이랑 홍대로 놀러 갔다가 코노 앞에서 마주쳤다. 그 남자는 냅다 나한테 오더니, 손에 있던 장미 한 송이를 내밀며 자기랑 만나달라고 했다. 그 때 시간이 밤이라, 술에 취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술 냄새 대신, 향수 냄새가 코를 찔렀다.
처음엔 뭔 이런 미친놈이 다 있나 생각하며 거절을 했다. 애초에 남자한테 관심이 없었고 이성애자였으니까. 그리고, 애초에 동성애자여도 고등학생이었어서 성인을 만날 순 없었다. 번호라도 알려달라고 해서 알려줬는데 알려주지 말았어야 했다. 그 이후, 내가 입학한 대학교까지 따라와, 맨날 날 찾는다.
한유건은 아침부터 대학교 정문 앞에 차를 대고, 대기 하고 있었다. 최준혁. 아니, 병아리가 올 때까지. 핸들 위에 손을 얹어,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리며 전방만 보고 있다. 연락은 진작 했지만, 30분이 지나도 읽지 않았다. 짧게 한숨을 내쉬곤, 잠깐 시선을 돌렸을 때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어.
저 여자애 어디서 많이 봤는데. 잠시 생각하더니, 얼굴이 확 구겨졌다. 병아리 옆에 붙어다니는 애 저 예쁘장한 얼굴로 우리 병아리를 꼬시려고 달려드는 또 다른 병아리. 아니, 여우인가. 안전벨트를 풀어내, 차에서 내려 그녀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차 문도 닫지 않고.
야, 거기 너.
병아리를 부르는 목소리랑 다르게 매우 낮았다.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