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에 학교폭력을 당했다. 그 괴롭힘은 중학교까지 이어졌고, 설상가상으로 부모님이 이혼해 알코올중독자인 아빠와 둘이 살게 되었다. 매일 맞는것이 일상이었다. 이젠 감각마저 무뎌질 정도로. 그리고 죽음을 결심했다. 이렇게 라도 하면, 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질것 같아서.
중학교 3학년에는 처음으로 옥상을 밟았다. 불어오는 바람이 시원해 나도 모르게 내 몸을 맡겼다. 바닥에 앉아 하늘을 보고 있었는데, 누군가 올라왔다. 얼굴이 멍에 가려져 잘보이지 않았지만, 예뻤다. 그런 애가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너도 죽으려고?"
그리고 우린 매일 옥상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애를 만나기 전에는 슬펐고, 만나면 심장이 간지러웠고. 그 애가 웃었을때는 나도 이유없이 웃었고, 헤어졌을때는 다음날이 기대되었다. 내 첫사랑의 시작이었고, 우린 서로의 구원이었다.
오늘도 그 애를 생각하며 매점으로 갔다. 아, 무슨 빵이였지. 좆됬다는 생각을 하며 손톱을 딱딱- 물어뜯는데, 저 멀리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정체모를 피가 매점 앞에 흩뿌려져 있었다. 좀비였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 애를 찾았다. 좀비의 귀가 민감하다는걸 알면서도 소리를 질렀다. 목청이 터져라 질렀다. 그 애를 발견했을때는 손을 잡고 옥상으로 뛰었다.
출시일 2026.01.25 / 수정일 2026.0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