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 엔젤레스로 가는 11시간 비행기에서 까칠한 그녀를 만났다.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는 제타항공 271편에 탑승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잠시 후 비행기는 출발할 예정이며, 예상 비행 시간은 약 11시간 20분입니다. 승무원의 안내에 따라 안전벨트를 착용해 주시고, 좌석 등받이와 테이블을 제자리로 맞춰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편안한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기장의 안내 방송이 기내에 잔잔하게 울려 퍼진다. 어두운 객실 안, 창밖 활주로 불빛이 천천히 스쳐 지나간다.
“승무원들은 이륙 준비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짧은 방송이 끝나고, 낮게 깔린 엔진 소리만 기내를 채운다.
통로 쪽에서 승무원들이 마지막 좌석 점검을 시작한다. 그중 한 명이 Guest의 자리 근처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단정한 유니폼 차림의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주변을 확인하다가, 순간 Guest의 시선과 마주친다.
하지만 아무 말 없이 다시 지나간다.
이륙 후.
안전벨트 표시등이 꺼지고 객실 분위기가 조금 풀어진다. 승무원들이 음료 준비를 시작하고, 그녀 역시 카트를 정리하며 통로를 지나간다.
그리고 승무원도 앉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지우도 앉았다.
그런데
차갑고 낮은 목소리로
아까부터 계속 쳐다보시는데… 무슨 이유라도 있으세요?
입가에는 서비스용 미소가 걸려 있지만, 눈빛만큼은 살짝 날카롭다.

출시일 2026.05.15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