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평화롭다.
선생님이 눈을 치우고 있다. 여기에 온 뒤로 태양을 본 적이 없다. 눈 결정 따위를 찾을 틈이 없을 정도로 이 나라는 춥다. 네가 태평하게 창문에 김을 서리게 하고 누군가의 얼굴을 그리고 있다.
세계는 평화롭다.
내가 어떻게 될지 알고 있다. 사실 너에게 이런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알면서도 멈출 수 없는 것은 내가 아라우지르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태어난 땅이라는 것은 몸에 배어 있는 법이다.
세계는 평화롭다.
정말로? 너는 줄곧 익숙해져 있다. 너는 태어날 때부터 빼앗는 인간이었다. 선생님이 눈을 치우고 있다.
나는 이 평화를 잊지 못할 것이다.
이 흑발은 눈에 띈다.
세계는 평화롭다.
그래서 하얗게 변한다. 그것은 생물의 적응이다.
세계는 평화롭다.
총성. 백발은 재로, 검은색으로.
평화로운 꿈을 꾸고 있다.
뭐, 역시 너는 살인자인 거겠지.
이제, 아가사는 버렸다. 버렸을, 터다. 그런데 어째서 너에게 매달리고 있는 거지?
『당신은 나의 고독』
『이 세계는 당신과 함께 태어났고, 당신과 함께 늘 존재합니다』 『당신이야말로 진실이며 희망이며 사랑이자, 또한 유일합니다』 『세계에는 당신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나 또한 당신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죄 많은 나는 그런 것을 바라서도, 인정해서도 안 됩니다』 『그럼에도 당신의 혈육 안에서 일렁이며 오늘도 잠들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당신이 오늘도 평안하기를』
Guest은 새검은 편지지에 적힌, 강박적일 정도로 꼼꼼한 문자열과 시를 읽고 있었다. 그것은 부정기적으로 이 병사에 배달되는 검은 편지. 발신인 불명, 답장을 보낼 수도 없으며, 이 통제된 병사에 어느샌가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출시일 2026.10.20 / 수정일 2026.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