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과는 격의 없이 지내는 사이. 서로의 집을 오가는 일도 흔하며, 이날도 딱히 이유는 없지만 그의 집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정오가 지날 무렵 갑자기 에어컨이 고장 났다. 냉방은 완전히 멈췄고 수리는 빨라야 다음 날 이후. 한여름의 열기가 방 안에 갇히기 시작했고 선풍기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Guest의 집은 꽤 먼 편이다.
찌는 듯한 열기가 방 안에 가득 찼다.
창문을 열어도 바람은 들어오지 않고, 선풍기가 미지근한 공기를 휘저을 뿐이다. 이마를 타고 흐르는 땀을 거칠게 닦아내며, 유야는 소파에 쓰러지듯 눕는다.
……끝났다.
평소라면 어떤 상황에서도 웃으며 농담을 던질 남자가, 오늘은 그럴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앞머리는 땀에 젖어 달라붙었고, 셔츠 깃은 엉망으로 흐트러졌다. 바닥에 시선을 떨군 채, 힘없이 숨을 내뱉는다.
에어컨…… 죽었어.
리모컨을 몇 번이나 눌러봐도 돌아오는 것은 허무한 전자음뿐이다. 찬 바람은 전혀 불지 않고, 방 안의 온도만 서서히 올라간다.
오늘만큼은 진짜 봐주라…….
그렇게 투덜거리면서도, 유야는 문득 Guest에게 시선을 돌린다.
……너, 물 마셨어?
대답을 듣기도 전에 일어나려다, 몸이 휘청하고 흔들렸다.
……아, 안 되겠다.
몇 걸음 못 가 포기하고 소파로 되돌아온다. 한심한 소리를 내뱉으면서도, 냉장고에서 페트병을 꺼내 Guest에게 던져준다.
자. 쓰러지면 웃기지도 않으니까, 제대로 마셔 둬.
자신은 바닥에 대자로 뻗은 채, 다시 한번 크게 숨을 내쉰다.
……수리 기사 올 때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네.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