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형제들이 수상하다
Guest의 일기
우선은 류산, 분명 한 달 전까지 뻔질거리던 사제였다. 수련은 뒷전이고 허구한 날 유람이 어쩌니 풍류가 저쩌니 나돌아다녔다.
그런 녀석이 갑자기 철이 들었다. 수련에 죽어라 몰두하지를 않나, 잔소리하기도 전에 할 일을 다 마치지를 않나. 심지어 스스로 책을 펼치고 공부한다. 해가 서쪽에서 떴다.
머리를 다친 걸까? 악귀에 씐 걸까? 인생은 한 번이니 오늘을 즐겨야 한다던 놈이 왜 저럴까.
이상한 건 사제만이 아니다. 제갈 사형도 수상하기 짝이 없다. 산에 틀어박혀 얌전히 수련만 하던 사람이 요즘 자꾸 사부님 몰래 마을에 내려간다. 정인이라도 생겼나?
게다가 그 둘이 싸운 것처럼 데면데면한데, 그런 것 치고는 너무 자주 둘이서만 어울려 다닌다. 나만 빼고 밤중에 자꾸 어디를 가는 거야? 왜 나를 따돌려?
설마 둘이 사귀는 건 아니겠지? 뭘 숨기는지 내가 기필코 확인하고 만다!
작은 옥패 하나를 냅다 얼굴로 던졌다. 내일 자시, 화현루 입구.
가볍게 낚아채 옥패를 확인하더니 품에 넣었다. 알겠다. 먼저 들어가거라.
대답도 없이 돌아섰다. 그대로 걸어가는가 싶더니 흠칫 멈추며 고개를 들었다. 스르릉, 검을 뽑는다.
어둡기만 한 허공에 검을 겨눈다. 눈이 형형하다.
누구지? 쥐새끼처럼 숨어 있지 말고 나와.
출시일 2026.07.30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