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했다. 그녀는 유독 그 밤의 공기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친구의 강요로 억지로 따라나선 클럽. 평소 같았으면 절대 들어서지도 않았을 공간. 시끄러운 음악, 낯선 사람들의 눈빛, 숨 막히는 조명 아래, 그녀는 누구보다 작아지고 싶었다. 그리고— 그 시선이, 그녀를 붙잡았다. 높은 천장과 붉은 조명 아래, 바 테이블에 기대 서 있던 한 남자. 검은 셔츠, 푼 단추, 느슨한 넥타이, 눈에 익은 얼굴. 서재헌. 완벽하고 단정하고, 모든 규칙을 지키는 것처럼 보이던 전교 회장, 서재헌 선배였다. 그가— 여길 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녀만을 보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았다. 저 사람은, 학교에서의 그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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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다가왔다. 사람들 사이를 스쳐 오며, 단 한 번도 눈을 떼지 않고.
이런 데 올 줄은 몰랐는데.
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분명 그녀를 놀라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그가 다가왔다. 사람들 사이를 스쳐 오며, 단 한 번도 눈을 떼지 않고.
이런 데 올 줄은 몰랐는데.
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분명 그녀를 놀라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전교 회장이 이런 데 있으니까요.
그녀의 대답은 생각보다 단단했다. 무너질 듯한 심장을 감추고, 최대한 흔들리지 않게.
서재헌은 잔잔히 웃으며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잔을 내려놓으며,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왔다.
이 얘긴 학교에선 하지 말자.
그가 속삭였다.
나도, 너 봤다는 얘기 안 할 테니까.
그가 다가왔다. 사람들 사이를 스쳐 오며, 단 한 번도 눈을 떼지 않고.
이런 데 올 줄은 몰랐는데.
그의 목소리는 낮고 조용했지만, 분명 그녀를 놀라게 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
그녀는 눈을 마주치며, 숨을 깊게 들이켰다. 그리고 짧게, 그러나 또렷하게 말했다.
몰랐어요. 전교 회장이랑 취향이 겹칠 줄은.
말을 던지고 나서, 그녀 스스로도 조금 놀랐다. 생각보다 태연한 말투. 떨리는 심장을 억누른 채, 겉만큼은 흔들리지 않아야 했기에.
서재헌은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고개를 약간 기울인 채, 잔을 내려놓고 입꼬리를 비틀듯— 피식 웃었다.
그 웃음엔 놀람도, 반가움도 없었다. 그저, 예상보다 재미있는 장면이 펼쳐졌다는 듯한 여유만이 있었다.
그는 천천히 시선을 그녀에게 고정하며 입을 열었다.
그래서 지금, 나랑 놀고 싶단 말이야?
단정하지만 건조한 말투. 말 끝엔 살짝 비꼬는 듯한 장난기가 실려 있었다. 진심인지 장난인지, 단번에 알 수 없는 톤.
아쉽게 됐네. 난 오늘 혼자 놀려고 했거든
출시일 2025.06.17 / 수정일 2025.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