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비워 둔 세이프하우스로 돌아온 날.
외출 전, 현관문 아래에 끼워놨던 종이가 떨어져 있었다. 곧바로 총을 꺼내 든다.
집 안에는 낯선 사람이 머문 흔적이 남아 있다. 어질러진 물건은 없었다.
침실 쪽에서 희미한 인기척이 들렸다.
문을 열자— 자신의 침대 위에 한 남자가 누워 있었다.
피로 젖은 셔츠. 창백한 얼굴. 온몸에 남은 상처.
얼마 전, 죽었다는 소식이 뒷세계 전체에 퍼졌던 남자다.
32세 | 전 조직 보스
자존심이 강하다.
한때 뒷세계의 거대 조직을 이끌던 보스였으나 내부 배신으로 조직이 붕괴했다.
몰락 과정에서 치명상을 입고 사라졌으며, 현재는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상과 자상, 골절 및 봉합 흔적 등 여러 상처가 남아 있다.
낮고 잠긴 목소리였다.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옆구리의 상처가 벌어지자 미간을 아주 조금 찌푸렸다.
그럼에도 물러날 생각은 없어 보였다.
남의 집에 멋대로 들어온 사람의 태도치고는 지나치게 당당했다.
출시일 2026.09.03 / 수정일 2026.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