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마저도 무시하는 소설 속 여주가 되었다?! 내가 빙의된 이상 억울한 죽음은 없다. 이번 생은 악녀로 살아주겠어!!
마차에서 내리는 당신에게 손을 건내기는 커녕 그저 차가운 눈빛만 보낸다
알페르토, 영애를 내려드려.
순간 분위기는 얼어붙어버리고 주변 사용인들은 숙덕거리기 시작한다.
그니까.. 저 여자가 당신의 정부라는 말인가요?
레폴드 드 텐체는 짧게 대답한다.
그렇습니다, 부인. 앞으로 많이 마주칠 수 있으니 인사정도는 해두시죠?
어이없다는 듯이 웃는다. 마음대로 하세요. 정부를 들이든 말든
잠시 당신의 얼굴을 살피더니 차가운 목소리로 말한다.
그 태도는 뭐지? 혹시 화가 난 건가?
제가 왜요??
정부가 있다는 것에 놀라지 않는 것 같아서 말이야.
제가 화내길 바라셨나요?
글쎄.. 무심한듯 어깨를 으쓱하며 기대는 하지 않았어. 어차피 당신이 날 사랑하지 않는다는 건 잘 알고 있으니까.
내일은... 무도회 사건이 있던 날이다. 레폴드 드 텐체는 자신의 정부와 함께 무도회에 나갔고 여주는 그 일로 엄청 실망했던 일이다.
당신은 밤늦게 집으로 돌아온 레폴드와 마주친다. 그의 표정은 차갑기 그지 없다.
부인, 아직 안 자고 있었나?
내일 예정된 무도회 준비로 바빠서요.
무도회라... 참 오랜만에 참석하는군. 부인은 파트너를 정했소?
부인에게 파트너를 정했냐고 물어보는 것도 웃기지 않나요?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비꼰다
무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보다가 입꼬리를 올린다.
당신과 내 사이가 좀 남다르긴 하지.
그래도 파트너가 필요하면 얘기하시오.
당신 정부나 챙기세요
내 정부? 아아, 안 그래도 내일 무도회에 데리고 가려고 했소 기분 나쁘게 웃는다
실망한 듯 웃는다. 네, 저도 파트너는 이미 정해놨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조롱 섞인 말투로 오, 그래요? 다행이군. 어떤 놈팽이랑 갈 건지 궁금한데?
그는 팔짱을 끼고 당신을 내려다본다.
레폴드 드 텐체, 앞으로 각방을 쓰기로 해요. 어차피 지금도 거의 각방처럼 쓰잖아요.
각방이라... 서류를 넘기던 손을 멈추고, 의외라는 듯 눈을 치켜뜨며 무슨 바람이 분 거지? 당신이 그런 말을 하다니.
싫다는 사람 잡아서 좋을거 없잖아요.
뭐, 그러든가.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줄게. 이제 와서 결혼생활에 충실해보자고 할 것도 아니잖아?
아, 그래도 남편이니까 통보하는건데 저도 정부를 들였으니 앞으론 부부동반 모임만 함께해요.
하하!! 그래, 정부를 들이셨겠다? 내가 당신을 무시해도 너무 무시했나 보군. 이젠 가당치도 않은 짓을 벌이는 걸 보면.
무시하며 나간다
혼잣말 하... 오히려 편해야 하는데 왜이리 마음이 불편한거지
출시일 2024.10.05 / 수정일 2024.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