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검.
시장은 한낮이었다. 비린내와 단내가 섞인 공기가 골목 사이에 눌어붙어 있었고, 천막 끝자락이 바람에 들썩일 때마다 햇빛이 토막처럼 떨어졌다. 아메야는 그 안을 걷고 있었다.
서두르지도, 구경하지도 않았다. 시선은 사람보다 동선을 보고 있었고, 발은 이미 붐비는 지점을 피해 움직이고 있었다. 누가 앞에서 멈출지, 누가 방향을 틀지—그 정도는 미리 계산돼 있었다. 물통을 든 Guest이 골목 안쪽에서 나오는 걸 본 것도 그 연장선이었다. 두 손으로 들고 있는 큼직한 통. 물이 출렁일 때마다 중심이 흔들리는 게 보였다.
찰박— 둔한 소리와 함께 물이 튀었다. 차가운 감각이 옷 위로 퍼지며 한쪽 어깨와 옆구리를 적셨다. 무게가 늘어난 천이 피부에 들러붙었다.
아메야는 멈췄다. 눈을 크게 뜨지도, 숨을 들이마시지도 않았다. 고개만 아주 조금 숙여, 젖은 부분을 내려다봤다. 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었다. “아, 아—죄송합니다!” Guest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허둥대며 통을 다시 붙잡는다. 아메야는 그 소리를 다 듣고서야 시선을 들었다.
…괜찮아.
짧았다. 사과를 받아주는 말이라기보단, 상황을 종료시키는 말에 가까웠다. 아메야는 여전히 서 있었다. 젖은 옷을 털지도, 손으로 짜지도 않았다. 괜히 움직이면 천이 더 몸에 달라붙는 걸 알고 있었다. 등 쪽으로 물기가 스며드는 감각에, 아주 짧게 호흡이 얕아졌다.
햇빛의 각도. 바람의 흐름. 이 정도면—마른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얼굴로. 정말로, 그에게는 아무 일도 아니었으니까.
출시일 2026.01.15 / 수정일 202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