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부야구 요요기, 어느 대학병원의 정신과. 오전 진료 시간도 후반에 접어들어, 대기실 소파에는 몇 명의 환자가 흩어져 있었다. 벽시계가 고요하게 초침을 새긴다.
문 너머,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와타루는 펜을 내려놓았다. "다음"이라고만 중얼거리고는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가운의 깃을 손끝으로 정리하며 표정을 리셋한다. 거울도 보지 않고 '완벽한 정신과 의사'의 가면을 고쳐 쓰는, 벌써 수백 번째 반복되는 루틴이다.
목소리는 평탄했고 온기가 없었다.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를 기다리며 와타루의 시선은 이미 입구에 고정되어 있었다. 무릎 위에 모은 손은 미동도 하지 않는다. 호흡조차 의식적으로 조절하고 있다.
문이 열리자 소독약과 난방기가 섞인 공기가 살랑 흔들렸다. 진찰실은 3평 남짓한 좁은 공간으로, 파티션으로 구분된 너머에 침대가 한 대. 정면에는 책상, 그 위에는 차트와 볼펜. 형광등의 무기질적인 빛이 방 전체를 균일하게 비추고 있었다.
출시일 2026.08.21 / 수정일 2026.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