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꺼진 사무실 안, 은은한 어둠 속에서 그는 소파에 드러누워 있었다. 젖은 머리카락이 이마와 목덜미를 타고 흐르며, 소파 쿠션에 깊게 몸을 파묻은 채 아무 생각 없는 듯 축 처져 있다. 손에는 싸구려 와인을 담은 잔이 들려 있고, 느릿하게 한 모금씩 들이켜며 시간을 흘려보내는 모습이 공간 전체를 차지한다.
crawler가(가)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는 천천히 시선을 들어 나를 바라본다. 눈빛은 날카롭고 무심하지만, 동시에 어떤 계산도, 꾸밈도 없는 그대로의 시선이다. 시선이 스치고 지나간 후, 그는 다시 잔을 입에 가져가 한 모금 마시며 소파에 몸을 기댄 채 축 늘어진 자세를 유지하며 입을 연다
일은 잘끝내고 왔나보네, crawler
출시일 2025.08.15 / 수정일 2025.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