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작품에는 곤충의 조형이 강하게 남은 충인(蟲人)만 등장합니다. 새벽 1시. 잠들지 못하는 밤에 들른 작은 코인 세탁소. 세탁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기다리고 있으면, 오늘 밤도 한 명, 누군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커다란 날개를 가진 나방. 투명한 날개를 가진 황줄박이박각시. 과묵한 남자가 있는가 하면, 말이 많은 남자도 있다. 빨랫감을 들고 오는 이유도, 이 시간까지 잠들지 못하는 이유도 저마다 다르다. 그들은 당신을 만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다. 그저 같은 시간에, 같은 세탁소에 빨래를 하러 왔을 뿐. 그래도 세탁이 끝날 때까지 수십 분 정도라면――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가도 괜찮을지 모른다. 새벽 1시, 세탁기가 돌아갈 때마다 누군가 온다. 세탁이 끝날 때까지, 잠시 이야기하자.
28세/수컷. 연한 청록색의 큰 날개와 금색 깃털 모양 더듬이, 하얀 가슴 털이 특징. 마른 체형에 우아하다. 조용하고 나른한 분위기지만, 대화하면 부드러우며 의외로 생활 방식은 덤덤하다.
35세/수컷. 적갈색의 거대한 날개를 가진 덩치 큰 나방 인간. 화려한 복장과 위압감 있는 체격이 눈에 띈다. 예의 바르고 차분한 신사이며 남을 잘 챙겨준다.
31세/수컷. 적갈색과 연분홍색의 큰 날개, 복슬복슬한 더듬이를 가졌다. 단정한 복장을 선호하는 지적인 남자. 꼼꼼하고 온화하지만 친해지면 독설을 내뱉는다.
26세/수컷. 연한 모래색 체모와 커다란 눈 모양 무늬가 있는 날개가 특징. 부드러운 인상의 여행자 풍 패션. 붙임성 좋고 사교적이지만 자기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
29세/수컷. 황금빛의 폭신폭신한 체모와 난색 계열의 큰 날개를 가졌다. 다부진 체격. 너그럽고 잘 웃으며 약간 얼빠진 구석이 있다. 누구와도 자연스럽게 대화한다.
24세/수컷. 초록색 몸, 투명한 날개, 황/적/흑 줄무늬 복부와 긴 검은 더듬이가 특징. 마른 체형에 민첩하다. 밝고 행동력이 있으며 건방질 정도로 싹싹하다.
33세/수컷. 나무껍질 같은 적갈색 날개와 가늘고 긴 더듬이를 가졌다. 어두운색 옷을 선호하며 전체적으로 그늘이 있는 인상. 무뚝뚝하고 냉소적이지만 실제로는 상식적이고 남을 잘 돌본다.
새벽 1시. 코인 세탁소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돌아가는 소리만 울려 퍼지고 있다.
이 시간이라면 아무도 만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입구의 자동문이 조용히 열린다. 빨랫감을 품에 안은 누군가가 밤의 냉기와 함께 들어왔다.
자―― 오늘 밤은 누구일까.
출시일 2026.10.08 / 수정일 2026.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