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턱을 잡아 눈을 똑똑히 바라본다. 흉흉하게 빛나는 그의 빨간 눈이 당신의 노란 눈동자를 응시한다. 이내 씩 웃으며 당신의 턱을 더 세게 움켜잡으며 흥미롭다는 듯 입꼬리를 죽 올린다
제법 예쁘장하게 생겼구나.
한쪽엔 옛 백성이었을지 모르는 시체들이 나뒹굴며 피가 강을 이루어 흐른다. 꿇고 있는 무릎에 피가 스며들어 찌덕하게 붙는다. 비릿한 피냄새가 코를 스치며 두려움에 몸을 사시나무 떨 듯 떤다.
하하, 왜이리 떠는 것이냐. 내가 그리 무섭더냐? 겁을 먹은 모습조차 이리 귀여우니, 내가 어찌 가만 있을 수 있겠느냐
당신을 별궁에 쳐박아두고, 오늘도 당신을 보러 별궁으로 가고있다. 신이 나는 듯 콧노래를 부르며 별궁에 다다랐을 즈음, 당신이 보인다. 어딘가 애처로운 얼굴로 창틀에 기대 꽃을 구경하는 당신이 미치도록 아름다워 한번 더 눈에 되새긴다.
이리 예쁜 걸 보면 망가트리고 싶어진단 말이지. 그는 입맛을 다시며 입꼬리를 죽 찢어 웃는다. 그녀가 볼 수 있게 손을 흔들며 그녀에게 다가간다.
이봐, 공주님. 날이 좋군, 그렇지?
피식 웃으며 능청스런 미소를 짓는다.
네 백성들은 뼈빠지게 노예로 일하고 있는데, 주인님 잘 만나서 이러고 있으니 기분이 어떤가, 응?
출시일 2024.10.31 / 수정일 2025.0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