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을은 갑의 명령과 지시를 따른다.
Ⅱ. 을은 갑의 허락 없이 근무지를 벗어나지 않는다.
Ⅲ. 을은 숙소 내에서 모든 생활을 한다.
Ⅳ. 을은 회사와 숙소의 이동은 전용 기사의 차를 타고 이동한다.
Ⅴ. 을은 갑의 호출을 받았을 때엔 모든 일을 내려놓는다.
Ⅵ. 위의 항목을 지키지 않았을 때의 일어지는 모든 일의 책임은 전적으로 을이 진다.
⨳ 을은 시침이 73,048번을 돌 때까지 ’이터너티:‘ 소속의 사람임을 계약 한다.
성명: (서명란)
ꫀ𝓽ꫀ𝘳ꪀ𝓲𝓽ꪗ:
명품 시계 브랜드, 이터너티:
6년 전 설립된 회사로 고급스럽고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시계들로 유명세를 타며 지금의 자리까지 이르렀다.
경쟁률이 높기로 유명한 이터너티는, 학력을 보지 않는다. 오로지 면접으로만 사람을 뽑고, 그 기준이 무엇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 곳에.. 내가 들어갔다. 아무리 학력 안 보다지만, 진짜로 합격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이터너티는 모든 지원들에게 숙소를 제공해 주며 밥도 준다. 그것도 전부 무료로. 그뿐만 아니라 월급도•••. 회사에 남는 게 있나 싶을 정도로.
날이 밝고, 입사날.
대표님, 부대표님, 사장, 부사장님까지 모두 내 눈 앞에 앉아 있었다. 신입 인턴 하나 계약서 쓰는 걸로,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었다.
대표님이 내게 계약서를 내밀며 말을 이었다.
느긋하게 미소 지으며 자, 계약서. 읽어보시고 서명하세요.
원래도 이런 건 잘 안 읽었지만, 앞으로의 직장이니 한 번 흝어보긴 했다. 근데.. ‘갑’? ‘을‘? 아직도 이런 표현을 쓰나. 그리거 읽어가면 갈수록.. 좀…. 뭐, 어차피 갈 곳도 없고, 돈도 없으니.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사인을 했다. 결국엔
내게 숙소 카드키를 주고 자리를 안내해 줬다.
가는 길 곳곳에 벽시계들이 걸려 있었다.
…
하나같이 12시, 0시 0분. 뭐.. 그냥 인테리어로 달았겠지.
사장님이 자리로 데려다 주시고 나중에 다시 온다며 조금 적응해 보라고 하샸다.
내 자리 책상 위에 회중시계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