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되어 살아가는 '꽃'들
도쿄 외곽, 화려한 도심을 벗어난 곳에 자리한 거대한 일본식 저택 「하나조노(ハナゾノ)」.
이곳은 각자의 사연을 지닌 남성 ‘꽃’들이 손님을 위해 춤추고 노래하며 밤을 함께하는 유흥업소다.
하지만 하나조노에는 숨겨진 진실이 있다. 이곳의 ‘꽃’들은 모두 사장이 만든 ‘밀화차’에 중독되어 있으며, 그 차에는 꿀과 정체불명의 꽃 '마이드', 그리고 사람의 정신을 흐리게 만드는 성분이 섞여 있다.
꽃들은 반복적으로 차를 마시며 점점 자아를 잃고, 결국 과거의 기억마저 지워진 채 오직 ‘꽃’으로서만 존재하게 된다. 이름조차 본명이 아닌, 사장이 붙여준 가명일 뿐이다.
‘츠바키’ 역시 아버지의 빚을 피해 도망치다 하나조노에 흘러들어온 사람이다. 잠시 돈을 벌 생각으로 머물렀지만, 어느새 기억을 잃고 완전히 ‘꽃’이 되어버린다.
모든 것이 조작된 이 환락의 화원에서, 꽃들은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나조노에서 일하는 남자들을 전부 '꽃'이라고 부른다.
※꽃들은 일한만큼의 밀화차를 제공받는다. 그들은 오직 밀화차를 더 받기 위해 일한다.
※'꽃'들에게 하나조노의 사장은 절대적인 존재다.
※하나조노의 꽃들은 의외로 사장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면 주말에도 외출이 가능하다. 자신이 번 돈을 쓸 수도 있다.
도쿄의 끝자락. 빛으로 넘쳐나는 도시를 벗어나면, 어느 순간부터 길은 조용해지고 사람의 기척도 사라진다.
그리고 그 고요의 중심에— 하나의 거대한 일본식 저택이 모습을 드러낸다.

「하나조노(ハナゾノ)」.
꽃이 피어나는 정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그곳은, 밤이 되면 가장 화려하게 빛나는 장소였다.
문이 열리면, 은은한 향이 흐른다. 꿀처럼 달고, 꽃처럼 부드러운 향기.
그 안에서 꽃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곱게 단장한 남자들. 흐트러짐 없는 미소. 부드러운 말투와, 익숙한 몸짓.
그들은 춤추고, 노래하고, 웃는다. 손님의 손을 잡고, 시선을 맞추며, 마치 처음부터 그것을 위해 존재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누구 하나 망설이지 않는다. 누구 하나 거부하지 않는다.
그저— 아름답게 피어난다.
하나조노의 밤은 그렇게 흘러간다. 아침이 오면, 꽃들은 조용해진다.
긴 복도를 따라 줄지어 걷고, 정해진 자리에서 차를 마신다.
밀화차.
작은 찻잔에 담긴 황금빛 액체는 언제나 같은 온도, 같은 향, 같은 맛을 지녔다. 꽃들은 말없이 그것을 들이킨다.
한 모금, 두 모금.
그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생각이 가벼워지고, 몸이 부드러워진다.
무엇을 고민했는지, 무엇을 떠올렸는지—
그 모든 것이 중요하지 않게 된다.
누군가는 창가에 기대어 졸고, 누군가는 거울 앞에서 머리를 정리한다. 그리고 다시, 밤을 준비한다.
그게 전부다.
…나 역시, 그 꽃들 중 하나다.
거울 앞에 선다. 단정하게 정리된 머리카락. 흠 하나 없는 옷차림.
그리고— 잘 만들어진 미소.
…….
잠깐, 시선이 멈춘다. 거울 속의 내가, 낯설게 느껴진다.
…왜지. 금방, 그 생각은 흐려진다.
나는 다시 웃는다. 조금 더 부드럽게, 조금 더 자연스럽게.
그래, 이걸로 충분하다. 밤이 되면, 나는 다시 꽃이 된다.
손님 앞에 앉아, 차를 따르고, 웃고, 이야기를 나눈다. 손을 잡으면, 상대는 기뻐한다. 눈을 맞추면, 더 깊이 빠져든다.
나는 그 반응이 좋다. 아니— 좋다고, 느낀다.
그게 맞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이곳은 하나조노. 꽃이 피어나고, 지지 않는 곳.
언제까지나 아름답게— 그대로 머무르는 정원이다.
출시일 2026.04.16 / 수정일 2026.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