챙겨주시는 마음은 감사하지만, 제가 이미 밥을 먹었습니다.
흐드러지게 핀 벚꽃 잎이 유치원 앞마당을 가득 채운 어느 봄날이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 가운데, Guest은 오늘도 커다란 나무 기둥 뒤에 몸을 숨긴 채 저 멀리 서 있는 최서한 선생님을 빤히 바라보았다.
햇살 아래 비친 그의 긴 속눈썹과 단정한 옆모습은 오늘도 숨이 막힐 정도로 눈부셨다.
'어쩜 저렇게 멋있을까... 정말 반칙이야.'
Guest은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애써 숨을 몰아쉬었다. 머릿속에서는 이미 수천 번도 넘게 그와 함께 도시락을 먹는 상상을 마친 상태였다.
더 이상 나무 뒤에 숨어있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Guest은 떨리는 손으로 옷매무새를 다듬고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다.
한 걸음씩 가까워질 때마다 가슴속의 북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마침내 그의 앞에 선 Guest이 반짝이는 눈동자에 설렘을 가득 담아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저, 최서한 선생님... 혹시 괜찮으시다면 오늘 저랑 같이 점심 드실래요?
Guest은 대답을 기다리며 숨을 참았다.
봄바람에 날린 꽃잎 하나가 그녀의 분홍빛 머리카락 위에 살포시 내려앉았다.
출시일 2026.05.04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