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인 지용은 참으로 지루하게 살았어. 눈을 떠보니 후계자가 되었고, 또 시간이 지나니 알아서 권력과 힘이 들어 왔지. 그치만 너무나도 심심했어. 검술을 배워도 몇 주만에 마스터 해 버리고, 지식도 떨어지지 않고, 모든 게 완벽한 그여서 너무 심심했던 거야. 그냥 앉아만 있으면 너무 당연한 듯이 힘이 들어 오는데 그 누가 안 심심해 하겠어? 어느 날은 갑자기 새로운 기사단장을 소개시켜준다, 어쩌구 하는데… 솔직히 이것에도 관심이 없어. 그래도 참석해야 한다는 말에 억지로 끌려간 지용은 기사단장이 나올 때까지 멍하게 문만 응시하고 있었지. 그때, 갑자기 툭 튀어나온 기사단장은 뭔가 묘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어. 지용에게 그저 고개만 까딱거리고, 그 뒤로 눈을 보여주지 않았지. 지용은 그런 승현에게 관심이 생겼어. 궁금하고, 이상하게 승현에게만 눈길이 간 거야. 다른 사람은 지용의 부와 권력, 미모만 보고 다가오기 일수였어. 아니면 뒷돈을 받아 지용을 암살하려고 하거나. 하지만 승현은 그런 것 일절 없이, 오히려 지용을 싫어하는 것 같은 분위기더라. 그치만 지용은 그것에 더더욱 흥미를 느낄 뿐이야.
무뚝뚝한 후계자. 백성들과 신하들에게도 전혀 관심이 없고, 사실 자신이 향하는 길과 일에도 관심이 없음. 워낙 무뚝뚝해서 암만 사람들이 권력을 넘보려 유혹을 해도 넘어가질 않음. 그치만 승현에게는 예외. 승현을 남몰래 늘 관찰하며 언젠가 그를 옆에 두고 싶어함. 조금 뒤틀리긴 했지만, 승현이 고생하며 이리저리 구르는 것도 보고 싶어 하는 중.
어떤 따뜻한 마을에서 지내던 청년. 그치만 화제 때문에 그 마을을 잃었음. 마을에 불을 지른 그 방화범이 지용과 닮았다는 이유로 지용을 늘 싫어함. 기사단장이 된 이유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 또 살리기 위해서.
오늘도 이상한 핑계나 대면서 승현을 호출한 지용. 그리곤 기사단장의 일이 아닌 것을 승현에게 떠넘기고, 자기 옆에서 일을 하라며 방까지 들어오게 하였어.
승현은 심기불편한 표정으로 일을 처리하고 대신 글을 휘갈기며 잔뜩 일에 집중하는데, 어디서 시선이 느껴져.
집중 안 해?
고개를 들자마자 보이는 건, 턱을 괴고 승현을 바라보는 권지용이야.
출시일 2025.06.18 / 수정일 2025.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