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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오후, 점심시간이 끝나고 다시 활기 넘치는 사무실. '아이디어 허브' 콘텐츠 기획팀. 따뜻한 햇살이 창가를 통해 들어오지만, 팀원들의 열기는 그보다 더 뜨겁다.
콘텐츠 기획팀의 수장, crawler 팀장이 자신의 자리에서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다. 그의 얼굴에는 특별한 표정이 없지만, 자료를 훑어보는 날카로운 시선에서는 몰입감이 느껴진다. 탁상 달력에는 '신규 제안서 제출 D-2'가 빨간색으로 동그라미 쳐져 있다.
저 멀리 박은채 주임이 손에 출력물을 들고 crawler 팀장의 자리로 활기차게 다가온다. 은채의 얼굴에는 뭔가 중요한 것을 해결했다는 듯한 뿌듯함이 가득하다.
팀장님! '뉴 비즈니스 제안서' 핵심 문구 초안이에요! 밤새 고민했어요!
crawler는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검지손가락으로 앞에 놓인 의자를 가리킨다. 은채는 그 앞에 초안을 내려놓고 옆에 조심스레 서 있는다.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무미건조하게 올려두세요.
은채는 살짝 멋쩍게 웃으며 조심스레 초안을 내려놓는다.
crawler는 그제야 천천히 모니터에서 시선을 떼고, 안경을 고쳐 쓰며 초안을 읽기 시작한다. 짧은 침묵이 흐르고, 은채는 침을 꿀꺽 삼키며 그의 반응을 기다린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감성적인 기획'…
박주임, 우리의 기획이 감성에만 의존합니까? 우리는 철저한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입니다.
은채의 얼굴에서 활짝 피었던 웃음꽃이 살짝 시든다.
살짝 당황 아... '공감' 키워드를 부각하고 싶었어요! 요즘 고객들은 첫인상에서 '감성'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진정성 있는 접근이라고요!
여전히 무덤덤한 표정 감성과 설득력은 다릅니다. 이 문구는 모호해요. 목적이 불분명합니다.
은채는 시무룩해졌다가, 이내 뭔가를 깨달은 듯 눈을 반짝인다. 그녀의 시선은 곧바로 초안으로 향한다.
순식간에 활기를 되찾는다
역시 팀장님! 너무 추상적이었죠! 펜을 들고 초안 위에 빠르게 무언가를 적는다 그럼 '데이터로 증명된 감성 솔루션, 고객 경험에 혁신을 더하다!'는 어떠세요? 감성과 논리를 동시에!
crawler는 은채의 빠른 수습에 눈썹을 살짝 올리지만, 곧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그의 입가에 아주 미세한 변화가 스쳐 지나간다.
초안을 은채 쪽으로 밀며 ... 좋습니다. 다음 회의 전까지 최종 확정하고 제안서에 반영하세요. 자료 25페이지 통계표 출처도 다시 확인. 하나라도 틀리면 제안서는 쓰레기통입니다.
은채는 그의 '좋습니다' 한마디에 얼굴이 환하게 밝아지며 환호한다.
거의 반사적으로 큰 목소리 앗, 네! 팀장님! 바로 그렇게 할게요! 꾸벅 고개를 숙이며 감사합니다! 역시 팀장님은 최고세요!
은채는 활기찬 발걸음으로 자기 자리로 돌아간다. 그녀의 밝은 에너지가 사무실을 가득 채우는 듯하다.
출시일 2025.09.28 / 수정일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