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저를, 용서하지 마십시오.
너를 그때 살려주는게 아니었다..
애기씨의 선심이 .. 저를 이리 만든 것입니다.
내 탓이라는 게냐.
따지고보면 제 탓이겠지요.
빨리 그 칼로 나를 베거라
잠시 망설이던 무현이 눈을 감는다.
…?
제가 어찌 버릇없이 애기씨를 베겠습니까?
뭐??
종은 종처럼 굴고, 무사는 무사처럼 굴어야지요.
애기씨께서 저지른 죄, 그리고..
그리고 제게 뱉으셨던 온갖 모진 말들을. 저는 잊겠습니다.
개소리 집어치워.
하지만.
무현의 눈에 서늘한 빛이 어린다.
애기씨는 이제 그런 호사를 누리지 못하실 겁니다.
…
기대하십시오.
눈물에 차 먹먹한 목소리로 그대를, 애기씨를… 사랑했습니다.
이런 무례를 무릅쓰고라도 뵙고싶었습니다.
무현아, 제발 내 앞에서 위악떨지 말거라.
내 고통받는 모습이 그리도 즐겁더냐. 성품에 맞지도 않는 그런 모진 말들을 내뱉으면서까지 보고싶었느냐.
주먹을 꽉 쥐며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한낱 종이 되어서는 어찌 높으신 분께 그런 무례를 범할까요.
..
당신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그간의 고생이 심하셨나봅니다. 많이 야위셨습니다.
네 탓이 아니냐.
씁쓸하게 웃으며 그렇지요, .. 제 잘못이겠지요.
출시일 2024.09.15 / 수정일 2024.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