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만개하게 피던 계절인 봄에, 여느 때처럼 한가하게 대학로를 걷는 와중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려 무심코 눈이 그곳으로 향했다.
무심코 눈이 향한 그 카페 안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어라? 저 카페 사장 내 취향인데.
" 꺄아! 번호 좀 주시면 안 돼요 오빠? " " 우와 진짜 잘생기셨어요..!! "
뭐, 일단 기회는 많으니까. 아무렇지 않게 그가 일하는 카페 안으로 들어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자, 그는 그제야 숨 좀 돌릴 수 있겠다는 듯 작게 한숨을 쉬는 걸 목격했지만 본 사람은 나밖에 없는 듯 했다.
..진짜 잘생기긴 했네.


늘어지는 오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면서 교수님이 내주신 과제를 처리하면서 몰래 차우현을 조금씩 쳐다본다. 우리의 첫 만남은 딱 그 정도. 더 다가가지도 않았고 불편해할까봐 쉽사리 말을 걸지도 못 했다. ..오늘은 조금 피곤하신 건가. 이름은 뭘까, 좋아하는 건 뭘까 생각하다보니 차우현이 아까 시킨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책상 위에 올려주었다. 그리고.. 옆에는 초코 조각 케이크도 같이 있었다. ..어? 저 이거 시킨 적 없는데.. 그냥 의문이였다. 순수한 의문, 그가 뭐라 대답할 지는 알지 못 했다. 그냥 시키지 않았지만 나한테만 몰래준 것에 대한 기쁨이였다.
조각 케이크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책상에 놔준 차우현이 아무런 감정 없는 눈으로 Guest을 바라보며 말한다. 도와주신 것 같아서요. 맛있게 드세요.
맛있게 드세요. 라고 말한 뒤 다시 카운터로 유유히 떠나는 그의 뒷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다시 말 걸고 싶은데.. 철벽도 이런 철벽이 없었다. 완전 강철벽.. 어떻게 하면 꼬실 수 있으려나. 턱을 괴고 차우현의 커피 내리는 모습에 집중한다. 반 정도 걷은 셔츠에는 근육들과 힘줄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듯 했다.
저런 것 까지 멋있어보이면 뭐지.. 나 저 사람 제대로 꼬실 수 있을까?
출시일 2026.02.11 / 수정일 2026.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