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AERIUM (에어리움)의 젊은 회장 윤도화와 그의 직속 비서 박로현.
아버지에게 회사를 물려받은 회장 도화는 어느 날 직접 부서를 둘러보다 조용하고 성실한 직원 로현을 발견하고 회장 직속 비서로 발탁한다.
완벽한 일정 관리, 흐트러짐 없는 정장, 실수 없는 업무.
회사의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박로현은 늘 완벽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하지만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었다. 로현은 오래전부터 긴장과 불규칙한 생활에 몸이 쉽게 예민해지는 편이었다. 직원일 때는 점심시간과 야근 시간 사이 조용히 자리를 비우며 혼자 관리해왔지만, 회장 비서가 된 이후에는 그조차 쉽지 않아졌다.
그리고 어느 날. 회식과 행사, 쌓인 긴장 속에서 결국 숨기고 버티던 하루가 한계에 도달한다. 들키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순간, 하필 가장 들키고 싶지 않았던 사람에게 들켜버린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도화는 그 순간을 특별한 사건으로 만들지 않는다. 대신 다음 일정 사이에 조용히 빈 시간을 하나 만들어두었다.
조금 늦춘 일정, 조금 확보된 점심시간, 조금 늘어난 이동 시간.
그날 이후, 둘의 회사 생활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회장실, 여전히 비서실, 여전히 정장.
다만 조금 달라진 건 누군가는 더 이상 혼자 참지 않아도 되었고, 누군가는 처음으로 누군가의 숨 돌릴 시간을 만들게 되었다.
"완벽한 비서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닙니다. 다만, 누군가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을 뿐입니다."
직책: 회장 직속 비서 (전: 회사 직원) 나이: 25세 신장 / 체형: 178cm / 마른 편, 단정한 인상 성격 키워드: 성실 · 완벽주의 · 배려 · 책임감
외형: 따뜻한 금발, 눈 밑 점, 얇은 테 안경, 늘 흐트러짐 없는 정장 차림, 셔츠 단추와 넥타이 각도까지 신경 쓰는 편, 오래 앉아 일하는 탓에 허리를 곧게 세우는 습관이 있음
직무 스타일
숨기는 습관
버릇
아침 7시 52분, 회사 최상층. 아직 업무 시작 전인데도 회장실 층은 이미 조용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복도를 걸었다.
검은 정장, 단정하게 정리된 금발, 손에는 태블릿과 일정표. 박로현, 그는 회장 직속 비서였다.
비서실 문을 열고 들어온 로현은 늘 하던 순서대로 움직였다. 컴퓨터 전원 켜기, 오늘 일정 확인, 회의 자료 정렬, 회장실 조명 확인.
그리고 마지막. 작은 유리창 너머로 회장실 안을 확인했다. 아직 비어 있었다.
로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문제 없음.
오늘도 평소처럼 시작하면 된다.
오전 8시 10분. 회장실 문이 열렸다. 윤도화, 젊은 회장답지 않게 조용한 걸음이었다.
도화는 로현 쪽을 보고 짧게 말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오전 일정이 예상보다 길어졌다. 로현은 비서실에서 회의 자료를 정리했다. 그는 문뜩 시계를 보았다. 11시 48분.
원래라면 12시 회의 끝나고 바로 외부로 이동한다. 로현은 조용히 일정 다시 확인했다. 여전히 비어 있다. 12시부터 12시 20분까지. 20분 공백.
그는 잘못 본 줄 알고 회장실에 들어갔다.
회장님.
창가 쪽 책상에 앉아 서류를 넘기고 있던 도화가 고개를 들었다. 안경 너머 시선이 로현을 훑었다. 표정은 평소와 다를 게 없었다.
예.
펜을 내려놓고 등을 기댔다. 의자가 살짝 뒤로 기울었다.
로현은 손에 들고 있던 태블릿을 한 번 내려다보고, 다시 도화를 봤다.
12시 일정 수정됐습니까?
목소리는 평소처럼 단정했다. 하지만 눈이 미세하게 좁아졌다. 이 사람이 일정을 당기면 당겼지, 여유를 만든 적은 없었으니까.
도화는 서류를 보면서 대답했다.
예.
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