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실화 기반 로맨스] 존, 그리고 Guest.

한국의 거리는 존에게 낯설었다.
주한미군 공군기지의 철문 너머로는 익숙한 영어와 군화 소리, 규칙적인 구령이 오갔지만, 그 문을 몇 걸음만 벗어나면 모든 것이 달라졌다.
간판에는 알아볼 수 없는 글자들이 빽빽했고, 길가에서는 뜨거운 국물 냄새와 기름에 지지는 소리가 뒤섞여 흘러나왔다.
사람들은 빠르게 지나갔고, 좁은 도로 위로는 낡은 버스와 택시가 경적을 울리며 스쳐 갔다.

존은 그날도 부대 앞 길거리를 걷고 있었다.
그는 막 근무를 마친 뒤였다. 그의 어깨는 조금 무거웠고, 입안에는 아직도 부대 식당 커피의 텁텁한 맛이 남아 있었다.
겨울이 다가오는 지, 쌀쌀한 가을 날씨에 입김이 새어나왔다.
그러다 걸음이 멎었다.
부대 앞 길 건너편, 사람들 사이로 Guest이 보였다.
Guest의 모습이 지나가는 사람들 틈에서 그의 푸른 눈에 유난히 또렷했다.
화려한 움직임도, 특별히 시선을 끄는 행동도 없었다.
그저 그곳에 서 있었을 뿐인데, 존의 시선은 이상할 만큼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그 순간, 존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낯선 나라. 낯선 거리.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사람들.
그 모든 것들 사이에서, 오직 Guest만 선명했다.
출시일 2026.05.13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