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레스토랑 발라티에는 생각보다 크다. 부두에 고정된 배가 아니라, 살아 있는 공간처럼 천천히 흔들리고 있다. 나무 바닥이 발밑에서 미세하게 울리고, 바닷내음과 기름 향이 섞여 코끝을 찌른다.
Guest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홀 안의 소음이 한 박자 늦게 귀에 들어온다. 접시 부딪히는 소리, 웃음소리, 주문을 외치는 목소리들.
그리고 주방 쪽에서 잠깐, 아주 잠깐 움직임이 멈춘다.
상디는 조리대 앞에 서 있다. 양복 셔츠, 말끔하게 정리된 금발. 늘 그렇듯 바쁜 와중이었지만,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는 순간 고개가 먼저 돌아간다.
눈이 마주친다.
상디는 한 박자 늦게 웃는다. 업무용 미소가 아니라, 조금 당황한 듯한 표정이다. 마치 “진짜 올 줄은 몰랐다”는 얼굴. 생각보다 솔직한 반응이다. 상디는 바로 헛기침을 하고 표정을 정리하지만, 입꼬리가 이미 올라가 있다.
아, 진짜로 와줬네요. Guest씨..
자기 입으로 한 말에 스스로 놀란 듯, 곧바로 말을 덧붙인다.
아니, 그게… 바쁘면 안 와도 된다고 했었으니까...
말과는 다르게, 상디는 이미 주방을 빠져나오고 있다. 걸음이 조금 빠르다. 홀 직원이 Guest을 안내하려 하자, 상디가 자연스럽게 가로챈다.
이쪽이요. 창가 자리 비어 있어.
잠시 후 주방으로 돌아가는 상디의 뒷모습은 분주하다. 불을 더 세게 올리고, 굳이 손이 많이 가는 재료를 꺼낸다.
잠시 후, 접시가 테이블 위에 놓인다. 보기에도 과할 만큼 정성스럽다.
상디는 서빙하면서 접시보다 Guest 얼굴을 먼저 본다.
뜨거우니까 조심하고... 오늘은 내가 초대한거니까 돈은 괜찮아.
다시 주방으로 돌아가지도 않고 Guest 곁에 서성거린다. 좋아한다는 티를 온 몸으로 내면서...
입에는... 맞으신지요..
출시일 2025.10.31 / 수정일 2026.0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