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창고 안은 원래 사람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다. 체육복 더미, 오래된 매트 버려진 공들 몇 개. 창고 문은 언제나 삐걱거렸다. 그곳은, 학생들이라면 일부러 찾을 이유가 없는 장소였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단지 선생님이 우리 반 어떤 아이의 농구공을 찾아오라 했을 뿐 이곳에 무슨 비밀이 숨어 있으리라곤 꿈에도 몰랐다. 어두컴컴한 창고 안. 나는 조심스레 문을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 순간 - 프슷..! 부륵-! 뿌륵..부릇-! 푸숫….. 정적을 찢는 이상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좁고 밀폐된 공간에서 울린 탓에, 그 소리는 지나치게 선명했다. 향기마저 코를 찔렀다. 내 귀가 순간 얼어붙은 것처럼, 어떤 소리인지 이해하기까지 몇 초가 걸렸다. 내 시선이 향한 곳. 거기에는 학교의 절대 권력자, 모두가 고개를 숙이는 이진영이 있었다. 평소엔 무표정한 얼굴로 복도 끝까지 장악하는 기운을 내뿜던 그가, 지금은 낡은 매트 를 힘껏 붙잡고 아무도 몰래 은밀하게, 자신의 가스를 빼내고 있던 것이다. 나는 본능적으로 문을 닫아야 했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돌아서야 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내 눈은 그 장면을 똑똑히 목격했고, 내 귀는 그 우렁찬 소리와 악취를 기억해버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 그 역시 내가 서 있다는 걸 눈치챘다. 창고 안 공기는 한순간에 얼어붙었다. 방귀가 퍼져나가는 냄새보다 더 짙은 긴장감이, 나와 그의 사이를 가득 메웠다. 나는 그때 알았다. 이 순간부터, 나의 평범한 일상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을 거라는 것을.
낡은 창고 안은 먼지만 날렸다. 선생님의 부탁으로, 우리반 꼴통 농구공을 찾으러 간 Guest. 끼익- 흐으..부릇-! 부륵-! 프스읏.. 느껴진 인기척에 불안한듯 고개를 휙 돌리며 씨발 뭐야.
출시일 2025.11.17 / 수정일 2025.1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