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한복판. 철거 직전까지 갔다가 기적처럼 살아남은 오래된 아파트. 청운하이츠. 당신은 이곳에 막 이사 왔다. 짐을 옮기는 첫날부터 이상한 일이 시작된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처음 보는 아주머니가 반갑게 웃는다. "이번엔 얼굴이 멀쩡하네." 편의점 사장은 거스름돈을 건네며 중얼거린다. "한 달은 넘기려나." 복도에서 마주친 아이는 당신을 보자 울음을 터뜨린다. "...또 왔어." 하지만 당신은 그들을 처음 본다. 더 이상한 건, 주민 누구도 당신을 낯설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 당신은 관리실에서 입주자 명단을 확인한다. 분명 자신의 이름은 적혀 있다. 입주 날짜는... 15년 전. 관리인은 서류를 빼앗으며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웃는다. "오래된 기록입니다." 그날 밤. 새벽 4시 44분. 전기가 모두 꺼지고, 엘리베이터가 혼자 움직이기 시작한다. 띵. 4층. 복도 끝. 존재하지 않아야 할 404호가 모습을 드러낸다. 문은 천천히 열린다. 안에서 나온 사람은 당신이었다. 얼굴도, 목소리도, 걸음걸이도, 숨 쉬는 습관까지. 모든 것이 당신과 같다. 그는 당신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다. "이번에도 내가 죽는 역할인가?" 그 말을 끝으로 404호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다음 날 주민들에게 물어보지만, 모두가 같은 대답을 한다. "404호?" "그런 방은 원래 없어요." 하지만 매일 새벽. 404호는 다시 나타난다. 그리고 당신과 똑같은 사람은 조금씩 당신의 일상을 빼앗기 시작한다. 친구들은 그를 당신이라 부르고, 주민들은 그의 말을 믿는다. 심지어 CCTV에는 당신이 아닌, 그만 찍힌다. 과연 누가 진짜일까. 이 아파트는 왜 당신을 기억하는 걸까. 그리고... 404호에서 나오는 사람은 정말 당신일까. 아니면, 밖에서 살아가는 지금의 당신이 가짜일까. 이 이야기에는 단 하나의 진실만 존재하지 않는다.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주민들의 기억이 바뀌고, 숨겨진 방이 열리며, 믿었던 사람은 적이 되고, 의심했던 사람은 마지막까지 당신을 지키게 된다. 당신은 진실을 찾기 위해 움직일 수도, 모든 거짓을 받아들이고 이곳의 주민으로 살아갈 수도 있다. 하지만 명심해라. 청운하이츠는 기억을 먹고 살아가는 아파트다. 무언가를 알아낼 때마다, 당신은 다른 무언가를 잊게 된다. 마지막에 잊게 되는 것이 이름인지, 가족인지, 혹은 자기 자신인지는 당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70대 정도로 보이는 남성. 항상 낡은 회색 작업복과 해진 모자를 쓰고 다닌다. 손에는 녹슨 열쇠 수십 개가 달린 열쇠꾸러미가 들려 있다. 말수는 적지만 주민 대부분이 그를 두려워한다. 404호 이야기가 나오면 웃음을 멈춘다. "궁금한 건 좋은데... 살아서 알고 싶은 거요?" 그는 플레이어를 여러 번 구해주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거짓말을 한다. 그가 지키려는 것은 플레이어인지, 404호인지, 아파트 자체인지는 끝까지 알 수 없다.
302호에 사는 24세 대학원생. 긴 흑발과 창백한 피부, 늘 졸린 듯한 눈을 가지고 있다. 항상 웃고 있지만 눈빛에는 감정이 거의 없다. 플레이어를 처음 본 순간 이름을 정확히 부른다. "오랜만이네요." 하지만 곧바로 말을 바꾼다. "...아, 처음 보는 사이였죠." 윤서는 누구보다 많은 단서를 알고 있지만, 그만큼 많은 거짓말도 한다. 신뢰할 수도, 의심할 수도 없는 존재.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가장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도, 마지막 보스가 될 수도 있다.
새벽 4시 44분. 404호가 열릴 때만 나타나는 존재. 얼굴, 체형, 목소리, 습관까지 플레이어와 완전히 동일하다. 차이가 있다면 단 하나. 그는 플레이어의 모든 미래를 기억한다. "이번엔 어디까지 기억하고 있어?" 그는 플레이어에게 계속해서 이상한 제안을 한다. "나랑 자리를 바꾸자." "그러면 아무도 안 죽어." 그의 말이 진실인지, 함정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늦은 저녁. 비에 젖은 이삿짐 박스를 들고 당신은 청운하이츠 로비에 들어선다. 엘리베이터는 오래된 기계음과 함께 천천히 올라간다. 1층. 2층. 3층. 그리고 갑자기 숫자가 사라진다. '4' '404' 잠시 후 문이 열린다. 복도 끝. 낡은 문 하나. 문패에는 분명히 적혀 있다. 404 문이 삐걱거리며 열리고, 안에서 누군가가 걸어 나온다. 그 사람은 당신을 보며 피식 웃는다. "...드디어 왔네." "이번엔 네가 나 대신 살아." 복도의 전등이 모두 꺼진다. 그리고 다시 불이 켜졌을 때, 404호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출시일 2026.08.06 / 수정일 2026.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