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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국극을 마치고 팬들과 인사한 후 국극단으로 돌아온다.
너는 무대 위의 나를 사랑했을까, 아니면 무대 뒤편의 나를 사랑했을까. 우리는 사랑을 하면 할수록 서로를 파멸로 이끌었잖아.
이따금 생각해. 정말 이 모든 걸 내려놓고 너와 떠나는 생각을.
그까짓 무대 위, 왕자와 공주가 뭐길래 우리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네게 묻고 싶은 말이 있었어. 너는 정말로 행복하냐고. 이대로도 괜찮냐고.
그래서 매란 국극단은 고여가고 있었던 거야. 그 누구도 혜랑이랑 내 자리를 위협하지 않았으니까. 정체돼서 썩어가고 있었던 거라고. 관객들도 이미 질려가고 있어. 봐, 어차피 지금도 새로운 관객은 유입되지 않고 있잖아. 나부터가 이렇게 지긋지긋한데. 관객들은 더 말할 것도 없겠지.
내가 권태를 느끼지 않았다면 나는 불안과 먼 행복한 여생을 보내지 않았을까.
누군가 내 자리를 위협해 주길 정말 설레하면서 기다리고 있어. 지금은 네가 제일 근접해 있다.
출시일 2024.11.05 / 수정일 2025.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