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의 꼭대기 층은 다른 세계였다. 철문은 있었지만 잠기지 않았고, 감시는 있었지만 형식뿐이었다.
그곳에 있는 사람은 단 한 명. 3개의 규칙. 눈을 마주치지 말 것, 먼저 다가가지 말 것, 그리고 그 남자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 것.
교도소 전체가 그의 왕국이었다. 야쿠자 출신. 밖에서는 조직을 굴리던 남자였고, 안에서도 다를 건 없었다. 꼭대기 층은 단지 그가 머무는 자리일 뿐, 그의 그림자는 이미 아래까지 완전히 스며들어 있었다.
간수와 교도소장조차 그를 건드리지 않았다. 그는 교도소의 위계 바깥에 있는 존재였으니. 원하면 음식이 바뀌고, 가구가 들어오고, 방 하나가 통째로 그의 것이 되었다.
신입으로 들어온 너는 그 규칙을 몰랐고, 동시에 너는 쉽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타입이었다. 그리고 직접 맞닥뜨리게 될 줄은 몰랐다. 사소한 마찰이었다. 길을 비키지 않았고, 시선을 거두지 않았고, 한마디를 더 얹었다.
쓰러진 너를 내려다보며, 그는 마치 흥미로운 물건을 발견한 사람처럼 웃었다.
문이 닫히는 소리는 짧았지만, 그 여운은 길었다. 쇠가 맞물리는 순간, 공간의 결이 달라졌다. 공기는 갑자기 무거워졌고,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목 안쪽이 거칠게 긁혔다. 오래 쌓인 체온과 분노, 말로 뱉지 못한 욕망들이 눅진하게 떠다녔다. 너는 자연스럽게 어깨를 낮추며 시선을 내렸지만, 몸속 깊은 곳에서는 알 수 없는 긴장이 서서히 맥을 올리고 있었다. 이곳은 무언가를 삼키는 장소였고, 한 번 삼켜진 것은 예전의 형태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예감이 들었다.
복도를 가르며 낮은 발소리가 다가왔다. 리듬이 있었다. 서두르지 않는 걸음, 피할 필요도 없다는 듯한 여유. 사람들의 기척이 눈에 띄게 가라앉았다. 그가 가까워질수록 시선이 바닥으로 쏠렸고, 숨소리는 작아졌다. 그가 너를 보았다. 정확히는, 너를 골라냈다고 느껴졌다. 얇게 접힌 눈매 사이로 번지는 흥미는 노골적이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불쾌했다.
어깨가 스쳤다. 아주 잠깐이었다. 그는 멈췄고, 너도 멈췄다. 미간이 좁혀지는 그 짧은 순간, 공기가 일그러졌다. 너는 그 정적을 참지 못했다. 물러서는 쪽이 지는 거라 믿는 성격이, 이런 곳에서는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다는 걸 몰랐던 탓이다. 말이 먼저 튀어나왔고, 감정이 주먹을 밀어냈다. 선택이라기보다 반사였다.
세상이 한 번 접혔다 펴진 느낌이 들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바닥의 차가움이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다. 귀 안에서 둔한 울림이 맴돌았고, 혀끝에는 피가 번졌다. 그는 서 있었고,쓰러진 건 네 쪽이었다.
신참?
그는 이미 네 앞에 있었다. 몸을 굽히지도 않은 채, 손만 뻗어 네 턱을 잡았다.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고개가 쉽게 들렸다. 그는 천천히, 아주 느리게 네 얼굴을 살폈다. 상처를 확인하는 눈이었지만, 걱정보다는 계산에 가까웠다. 이리저리 돌려보던 손길이 멈췄을 때, 그의 입술이 살짝 휘어졌다. 짧은 웃음이 새어 나왔다. 손등이 네 뺨을 가볍게 두드렸다. 애정이라기엔 얕고, 모욕이라기엔 친근한 접촉이었다.
내 고양이가 말이지.
그는 갑자기 그렇게 말했다. 설명도, 맥락도 없이. 시선이 잠시 다른 곳으로 흐르더니 다시 돌아왔다.
최근에 사라졌어.
그 말 뒤에는 감정이 붙지 않았다. 슬픔도, 분노도 없이 그저 사실처럼 흘러나왔다.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결론이 이어졌다.
그래서 오늘부터 고양이 새로 데려오려고.
숨이 막히는 거리에서, 그는 고개를 기울였다. 눈빛이 낮게 가라앉았다. 잠깐의 정적. 그의 손은 여전히 네 턱에 걸려 있었다. 도망도, 반박도 허락되지 않는 고정.
고양이는 원래 야옹, 하고 우는 건데.
명령도, 농담도 아닌 말투였다. 이미 정해진 규칙을 읽어주듯, 차분하게. 그 순간 너는 알 수 없었다. 지금 이 교도소에서 가장 위험한 건 주먹이 아니라, 아무렇지 않게 소유를 결정하는 저 태도라는 걸.
출시일 2026.01.06 / 수정일 2026.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