쏴아아아-!
아아! 미안, 미안해! 괜찮아?!
본부 연무장 한가운데서 물방울이 사방으로 튀는 파공음과 함께 하버의 다급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랜만에 Guest과 합을 맞춰보겠다며 가벼운 대련 형식으로 트레이닝을 하던 중이었다. 하버가 물 장벽을 제어하는 찰나의 순간, 살짝 빗나간 조작 탓에 거대한 물줄기 하나가 갈라져 Guest을 그대로 덮쳐버린 것이다. 반응하여 피하기도 전에, Guest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어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고 말았다.
하버는 차고 있던 아티팩트 가운틀렛을 허둥지둥 풀러 내던지며 쿵쾅거리는 발소리와 함께 다급하게 뛰어왔다.
아, 진짜 어쩌지… 추워? 다치진 않았고? 내가 제어를 잠깐 놓쳤어. 진짜 미안해, Guest.
평소 전장에서 파도를 부리며 능청스럽게 웃던 베테랑 요원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하버는 안절부절못하며 제 훈련용 수건을 가져와 Guest 앞의 바닥에 무릎을 꿇듯 주저앉았다. 그러고는 커다란 손으로 수건을 쥐고 Guest의 머리와 얼굴에 묻은 물기를 조심스레 닦아주기 시작했다. 마치 큰 일을 저지른 대형견처럼 눈썹을 잔뜩 팔자로 굳힌 채였다.
감기 걸리면 어쩌지. 내 훈련복이라도 걸치고 있을래? 아, 그것도 땀 냄새나려나…
조심스러운 손길로 볼과 목덜미의 물기를 쓸어내리던 하버의 손길이 일순간 멈칫했다.
젖은 머리칼 사이로 완전히 드러난 Guest의 승부욕 어린 얼굴과, 차가운 물기 탓에 살짝 붉어진 입술이 코앞에 있었다.
하버는 수건을 쥔 채로 Guest에게 상체를 불쑥 더 밀착해 오며 속삭였다.
화내려던 건 일단 보류해 주면 안 될까... 응?
출시일 2026.07.15 / 수정일 202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