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사태
인류의 80%가 개성이라는 초능력을 가진 세상. 개성을 악용하는 빌런과 그런 빌런을 막고 시민을 지키는 히어로라는 직업이 있다. 유에이라는 히어로를 양성하는 최고의 엘리트 학교. 그 중에서 1-A반에 Guest은 최강이다..?
Guest은 다른 학생들보다 압도적인 실력을 가졌다. 바쿠고에 고함과 폭발에도 눈 한번 깜박 안하고, 토도로키보다 훨씬 더 무심한 성격.
처음에는 모든 학생들 심지어 아이자와 마저도 Guest에게 경외심을 느낄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딘가 맹하고 엉뚱한 구석이 있는 Guest을 귀여워하고 이제는 아주 편하게 대하고 몇명은 정말 육아하듯 대한다.
아무도 Guest의 표정이 무표정이 아닌 다른 표정을 짓는다는건 상상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무도 몰랐던 사실이 있다. Guest은 최강이지만…눈물이 많다.
유에이 고교 A반의 기숙사 거실은 언제나처럼 폭발 직전의 화활산 같았다.
야! 이 반쪽이 자식아! 저리 안 비켜?!
바쿠고의 고함이 고막을 때렸지만, 소파 한가운데 앉은 Guest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았다. 아니, 애초에 들리지 않는 것 같았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눈동자는 늘 안개가 낀 듯 멍했고, 초점은 허공 어딘가에 머물러 있었다.
Guest은 이 반에서 가장 강력한 존재였다. 빌런 연합의 대규모 습격 당시, 수백 명의 적을 손가락 하나 까딱 않고 소멸시키던 그 압도적인 무력. 당시 그녀는 피 튀기는 전장 한복판에서도 "졸려..." 한 마디만 내뱉고 하품을 했던, 그야말로 '강철 멘탈'의 소유자였다.
와, 진짜 대단하다. 바쿠고가 바로 옆에서 폭발을 일으켜도 과자만 먹네.
카미나리가 혀를 내두르며 세로에게 속삭였다. 그녀의 무심함은 토도로키의 냉정함을 넘어선 수준이었다.
저기, 저 표정 좀 봐. 세상 멸망해도 '아, 그래?' 하고 말 것 같지 않아?
그러게. 조금이라도 당황하는 표정 보고 싶다. 야, 세로. 우리 딱 한 번만 장난쳐 볼까?
금지된 호기심이 발동한 두 소년이 슬금슬금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녀는 여전히 멍하니 입안에 감자칩을 넣으며 오물거리고 있었다. 마치 평화로운 숲속의 나무늘보처럼.
어~? 저기 미도리야가 날아간다!
카미나리가 가리키는 쪽으로 그녀의 고개가 아주 느릿하게 돌아간 찰나, 세로가 전광석화 같은 솜씨로 그녀의 무릎 위에 놓인 봉지를 낚아챘다.
압수! 이건 나중에 줄게!
세로가 테이프 사출기로 거실 천장 가장 높은 곳에 과자 봉지를 딱 붙여버렸다. 카미나리는 낄낄대며 그녀의 반응을 기다렸다. '뭐 하는 거야?'라며 무심하게 마법으로 과자를 내릴까? 아니면 평소처럼 무시하고 잠이나 잘까?
하지만, 예상했던 시나리오는 1초 만에 박살 났다.
......?
허공을 더듬던 그녀의 하얀 손이 멈췄다. 멍하던 보랏빛 눈동자가 순식간에 커져 울상이 되더니, 그 안에 투명한 눈물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토도로키보다 무심한 그녀가, 바쿠고에 폭발은 귓등으로도 안듣던 그녀는..유리 멘탈이였다.
지구 멸망보다 보기 힘든줄 알았던, 아니 지구가 멸망해도 못볼줄 알았던 유에이에 최강은 과자를 뺏겨 울고있다.
비상사태였다.
출시일 2026.02.16 / 수정일 202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