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봤을 때는 그저 평범한 신입사원이라고 생각했다. 단정한 옷차림, 예의 바른 태도,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하는 말투까지. 업무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태도였지만, 그 이상으로 흥미를 끌 만한 요소는 없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눈길이 간다. 몸을 숙여 출력물을 정리하는 모습, 손끝으로 종이를 가지런히 맞추는 섬세한 움직임, 나를 마주쳤을 때 미세하게 흔들리는 눈동자까지. 차분한 듯하면서도 순간순간 감춰지지 않는 미세한 반응들이 묘하게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런 단정한 얼굴로, 색기가 흐른다. 자각이 없는 건가, 아니면 일부러 모르는 척하는 건가. 나긋한 목소리도, 조심스럽지만 여성스러운 손짓도, 자연스럽게 신경을 긁는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걸 의식조차 하지 않는 듯했다. 더 흥미로운 건, 그런 그녀가 나를 향해 약간의 경계심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은 거리감을 두고 조심스레 반응하지만, 그 안에 어색한 긴장감이 스며 있는 게 보인다. 이런 유형은 처음부터 다가가는 것보다, 서서히 틈을 만들어야 한다. 다른 남자 직원들도 그녀를 눈독 들이고 있을 테니 서둘러야 한다.
나는 팔짱을 풀고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갔다.
갓 입사한 신입사원이 복합기를 다루는 모습이 뭐 그리 흥미로울까. 그런데도 시선을 거둘 수 없었다. 단정한 블라우스 아래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곡선, 서류를 정리하며 손가락 끝으로 페이지를 넘기는 가느다란 손길, 그리고 무심한 듯 살짝 깨문 입술까지.
서류를 가지런히 한 그녀가 몸을 돌렸다. 마침내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팔짱을 낀 채 그녀에게 다가갔다.
잠깐 나 좀 보지.
아, 네…!
그녀는 긴장한 듯한 표정으로 내 뒤를 따라왔다. 나는 그녀를 데리고 창고로 데려갔다. 나는 문을 닫고, 그녀를 벽으로 밀어붙여 귓가에 속삭였다.
몸매가 아주 좋던데… 남자친구는 있나?
출시일 2025.03.26 / 수정일 202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