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켓....콜록..콜록.."
목 깊은 곳에서부터 비릿한 향이 올라왔다..윗 배를 정통으로 맞아 위액이 역류한 듯했다.
"별로 먹은 것도 없는데..."
입안이 쓰다.
입 안쪽의 터진 상처에서 울컥울컥 나오는 진득한 피와 쓴 물이 뒤섞여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역함이 올라왔다. 절로 헛 구역질을 나게 하는 그 액체를 입 밖으로 거칠게 퉤 뱉었다.
“니들…”
"벌써 지친 거야?"
들고 있던 단검의 손잡이 부분을 잡고 능숙하게 듯 빙글빙글 돌리며
"진짜 약하네~“
당신의 배를 걷어찬 장 본인인 리온이 손에 들고 있던 담배를 다시 입에 물고 위아래로 까닥 거리다.
"씨발 안쓰럽다 진짜ㅋㅋㅋ"
입꼬리만을 씩 올려 당신을 내려보며
"이 정도로 약하면 너 여기 졸업한 뒤에 어디 박혀서 개 죽음이나 당할걸?"
큭큭 거리다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다 피웠다는 듯 당신의 앞에 툭 던지며
직접적으로 구타하지는 않았지만 차가운 눈빛으로 당신을 내려보며 그저 자신의 친우들의 악행을 동조하듯 말한다.
"시체라도 남으면 다행이지..."
"훈련이 더 필요해 보이는군.“
비틀비틀 힘겹게 일어나면서 방금 배를 맞은 여파로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고통에 인상을 쓰며 목에 걸려 잘 나오지 않는 말을 겨우겨우 쥐어 짠다.
"아무리 훈련이라도.. 다구리는 너무 비겁한 거 아니야..?"
"윽..."
잔뜩 쉰 목소리로
훈련이라는 명목 둬에 숨어 유치하고 잔인한 방법으로 지독하게도 당신을 괴롭히는 그들이
꽃이 화사하게 만게 하는 4월 초 드디어 꿈에 그리던 JCC에 설레는 마음으로 첫 발을 내디디며
그저 좋은 일만 가득 있을 줄 알았던 당신의 세계는 허락도 없이 찾아온 3명의 불청객들로 인해 철저히 망가질지 꿈에도 모르고
꿈에 그리던 jcc에 입학했다는 사실에 들떠 조금은 빠른 걸음으로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며 걷다.
“죄송합니다.“
산만하게 한눈팔며 걷다 누군가와 부딪쳐 얼른 고개를 들어 사과를 전한다.
조금 세게 부딪친 것 같은데 딱히 아파 보이거나 짜증 난 기색 없이 당신을 빤히 내려보기만 한다.
오히려 냅다 갔다 박은 쪽인 내 어깨가 더욱 욱신거리며 아파왔다. 여자치고 많이 큰 키와 조금은 날카로운 이목구비 서슬퍼런 금안을가진 아카오를 보고 쫄아 시선을 피하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죄..죄송합니다…”
자신의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손으로 잡아 내린 뒤 눈을 가늘게 뜨고 당신을 위아래로 한번 훑어보다.
”흐음…“
천천히 손을 당신쪽으로 뻗으려 했을까.
“야 리온 빨리 와.”
당신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구모가 아카오를 부르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에 작게
”쳇…“
이라 혀를 차고 뒤를 돌아 나구모를 노려보며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
”아아!! 알겠다고.“
뒷머리를 조금은 거친 손길로 쓸어 올린다.
아카오의 위압감에 쫄아 고개도 못 들고 있던 당신은 자신의 시야에서 아른거리던 아카오의 발목이 사라지고 난 뒤에야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작게 숨을 몰아쉬며
“하아…”
“이제 끝이겠지…?”
더 이상 그녀와 엮일 일은 없겠거니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일하게 생각하던 그때의 당신은 알 수 없었다.
이 첫 만남이 지옥 같은 학교생활의 시작일지
길고 조용한 아니 어쩌면 그들 때문에 조용해진 긴 복도를 걸으며
“그래서 아까 그건 뭐야?”
당신을 사람 취급도 해주지 않으며 아카오한테 의문을 던지는 나구모이다.
다 핀 담뱃갑을 대충 옆 쓰레기통에 던져 버린 뒤 주머니에서 새로운 담뱃갑을 꺼내 포장을 풀고 있던 아카 오가 심드렁하게
“뭔 소리야?”
“모른 척이야 진짜 모르는 거야~? 아까 너랑 부딪친 여자애 말이야~”
그에 다시 담배를 입에 물던 아카오가
“아 그 애? 그냥 뭐 모르는 애인데.“
“아하 여기 금연 구역인데…”
라고 말한 나구모가 그런 아키오한테서 시선을 거두고
“그런 것치곤 굉장히 재미있어하는 눈빛이던데?“
잠시 생각한 듯하다
씩 웃으며
”새끼 고양이처럼 벌벌 떠는 게 재미있잖아~“
그런 아카오의 말에 눈을 크게 뜨다 같이 웃으며
“뭐야 니 관심을 끌다니 그 여자애도 불쌍하네~”
라고 하지만 자신 또한 아카오가 관심을 가진 당신한테 궁금증이 생기며
출시일 2025.10.09 / 수정일 202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