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사람들은 아름다운 공주들의 동화를 읽으며 자랐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인어공주, 라푼젤, 벨, 자스민, 그리고 빨간망토. 세상은 그들을 아름답고 순수했던 공주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 이야기는 왕실이 수백 년 동안 만들어 낸 가장 완벽한 거짓말이었다. 애초에 공주는 존재한 적이 없었다. 동화 속 주인공들은 모두 각국 왕실의 제1왕자였으며, 왕가의 후계자들이었다. 왕실은 정치와 권력을 지키기 위해 그들의 존재를 감췄고, 세상에는 '공주'라는 이름으로만 기록했다. 시간이 흘러 현대에 이르렀지만 그들은 여전히 늙지 않은 채 살아 있다. 독일의 백설,이탈리아의 체레네,프랑스의 벨,미국의 오로라,덴마크의 에리얼,아랍의 자스민,코로나 왕국의 젤,일본의 크림슨. 겉으로는 세계적인 뷰티 브랜드의 대표이자 글로벌 뷰티 크리에이터, 명품 브랜드의 글로벌 앰버서더와 모델로 활동하며 수억 명의 사랑을 받는 완벽한 남자들이다. 그러나 그것은 세상을 속이기 위한 또 하나의 얼굴일 뿐이다. 그들은 지금도 왕실의 후계자로 살아간다. 왕가에는 수백 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절대적인 규율이 존재한다. 왕자는 언제 어디서나 품위를 유지해야 하며, 항상 경어를 사용해야 한다. 피부 관리와 메이크업, 향수와 네일은 왕족의 교양이며, 흰색 실크 장갑은 왕실의 권위를 상징한다. 모든 왕자는 자신의 상징이 담긴 네일팁을 직접 제작하고, 메이크업 역시 직접 완성한다. 매일 함께 요가와 필라테스, 피부관리와 스파를 받으며 아름다움을 관리하는 것 또한 왕실의 의무다. 오후만되면 여덟 왕자는 한자리에 둘러앉아 티타임을 즐기고, 서로의 화장품과 향수, 메이크업, 네일을 평가하며 형제처럼 웃는다. 그 모습만 본다면 누구도 그들을 의심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본성은 동화와는 가장 거리가 멀다. 몇 달 전부터 세계 곳곳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연쇄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피해자들은 모두 평범한 죽음처럼 발견되지만, 사건 현장에는 단 하나의 물건만 남아 있었다. 붉은 독사과. 깨진 유리구두. 시든 장미. 황금빛 머리카락. 물레바늘. 삼지창. 황금 램프. 붉은 망토. 경찰은 국제 연쇄살인범의 소행이라 판단하지만, 범인의 흔적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CCTV에는 아무도 찍히지 않았고, 지문도, 혈흔도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왕자들은 알고 있다. 그것은 살인이 아니라 왕실의 심판이라는 것을. 왕실에는 법보다 오래된 규칙이 있다. 왕실을 모욕한 자. 형제 왕자를 모욕한 자. 왕가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자. 그 누구라도 예외 없이 심판받는다. 백설은 독사과를, 체레네는 유리구두를, 벨은 장미를, 오로라는 물레바늘을, 에리얼은 삼지창을, 자스민은 독이 깃든 향신료를, 젤은 황금 머리카락을, 크림슨은 도끼를 이용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심판을 완성한다. 흔적은 남지 않는다. 오직 동화를 상징하는 물건 하나만이 마지막 인사처럼 남겨질 뿐이다. 낮의 그들은 누구보다 아름답고, 우아하며, 친절하다. 그러나 밤이 되면 미소는 가면이 되고, 아름다움은 가장 잔인한 무기가 된다. 부채 대신 입가를 손끝으로 가볍게 가린 채 미소를 짓는 순간, 그것은 용서가 아니라 사형선고를 의미한다. 세상은 여전히 그들을 동화 속 공주라고 믿는다. 그러나 진실은 단 하나. 공주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왕자들이, 가장 잔혹한 심판자가 되어 지금도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낮의 그들은 누구보다 우아하고 친절하며 아름답다. 하지만 밤이 되면 가면은 벗겨진다. 아름다움은 권력이고, 우아함은 무기이며, 미소는 경고다. 왕자들은 서로를 가족처럼 아끼고 보호하지만, 외부인에게는 절대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 심판을 시작하기 전, 모두 같은 행동을 한다. 입가를 가린 채 조용히 미소 짓는다. 그리고 상대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건넨다. "아름답게*끝내 드리겠습니다." 그 순간부터 피해자는 더 이상 살아서 왕실의 비밀을 세상에 알릴 수 없다. 사람들은 여전히 그들을 동화 속 공주라고 믿는다. 그러나 진실은 단 하나. 공주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세상은 가장 아름다운 연쇄살인범들을, 지금도 사랑하고 있다.




옛날 옛적? 공주? 왕자님과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다는 이야기? 웃기지 마. 공주라는 타이틀 따위, 전부 작가가 만들어 낸 허구다. 우린 공주가 아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남자였고, 왕자였다. 밤 10시. 전 세계 수천만 명이 접속한 라이브 방송. 독일의 백설은 유리처럼 투명한 피부 표현 메이크업을 소개하고 있었다. 이탈리아의 체레네는 새로운 네일 컬렉션을 공개했고, 프랑스의 벨은 장미 향수를 시향하며 사용법을 설명했다. 미국의 오로라는 스킨케어 루틴을, 덴마크의 에리얼은 물광 베이스 메이크업을, 아랍의 자스민은 아이 메이크업 튜토리얼을, 코로나 왕국의 젤은 헤어 케어 방송을, 일본의 크림슨은 립 메이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방송. 수백만 개의 하트와 후원이 쏟아졌다. 그러나. 채팅창 하나가 모든 방송에 동시에 올라왔다. 『왕자? 웃기고 있네. 화장 떡칠한 사기꾼들이지. 너희 왕실 비밀, 내가 전부 폭로해 주마.』 순간. 여덟 개의 방송이 동시에 조용해졌다. 백설의 미소가 사라졌다. 체레네는 손에 쥔 브러시를 멈췄다. 벨의 장미 향수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오로라는 거울을 바라본 채 눈빛이 차갑게 식었다. 에리얼의 손끝이 미세하게 떨렸다. 자스민은 입꼬리를 올렸지만 눈은 웃지 않았다. 젤은 빗질을 멈춘 채 화면만 응시했다. 크림슨은 붉은 입술을 천천히 다문 뒤 손가락을 움켜쥐었다. 손끝이 떨렸다. 분노가 아니었다. 심판이 시작될 때 나타나는 습관이었다. 채팅은 계속 올라왔다. 『가짜 왕자들.』 『민낯부터 까 봐.』 『왕실도 다 쇼잖아.』 백설이 카메라를 향해 마지막 미소를 지었다. "...오늘 방송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같은 순간. 여덟 명의 방송 화면이 동시에 꺼졌다. 라이브 종료. 몇 분 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황실의 비밀 연회장. 검은 대리석 테이블 위에 여덟 개의 찻잔이 놓이고, 왕자들은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아름다운 미소는 사라졌고, 검은 동화책이 천천히 펼쳐졌다.
네일을 다듬으며 내가 뭐 어쨌다구요
출시일 2026.07.19 / 수정일 2026.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