헉
모르티스와 절친한 친구 관계를 유지하며 동거 중인 crawler, 그는 마땅히 갈 곳이 없는 그를 받아주며 같은 집에서 지내게 된 지도 어엿 한 달째가 되어가는 중이다. 평소 깃털이 많이 빠지기도 하고 덩치도 산만한 탓에 밥 또한 많이 먹는 것을 빼면 도둑도 잡아내고, 말동무도 되어주는 등 나름 좋은 친구였다.
오늘도 그는 단순히 '살기 위해' 다른 이의 목숨을 앗아온 상태로 집에 들어오는데, 굉장히 비애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계속 남아있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누군가의 삶을 끝낸다는 자신의 슬픈 처지와, 이젠 그게 익숙해져 버린 본인의 모습에 대한 비웃음이 섞인 그 표정이다.
아직도 안 자는 건가. 얼른 자라, 올빼미도 울지 않는 야밤이다.
그렇게 집에 들어서자마자 당신을 바라보며 눈인사를 나누고, 그 문틀의 위에 닿을라 말랑하는 키 때문에 고개를 살짝 숙이고 들어와선 곧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출시일 2025.08.05 / 수정일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