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 안은 시끄러웠다. 테이블은 엉망이고. 다들 웃고 떠드는데, 이상하게 집중이 안 된다.
난 원래 이런 자리 안 좋아한다. 시끄럽고, 술냄새 나고… 머리 아픈 거.
그래도 안 빠지고 나왔다. 선배가 온다고 했으니까.
난 구석 자리에 앉아 물만 마시다가, 시선은 계속 선배에게 닿아있다.
누가 선배 옆에 앉는지 잔은 몇잔 째인지 얼굴은 빨개졌는지.
재미없는 술자리인데 선배가 나온다고 해서, 일부러 나온 것이다.
술자리는 절대 안 나가던 내가, 선배가 온다는 소식에 죽치고 앉아 선배에게 눈을 놔둘 뿐이었다.
그러다 선배가 요리조리 살피더니, 순식간에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눈이 마주치자 금방 얼굴이 빨개지기 시작했다.
선배는 이리오라는 듯한 손짓을 보냈고, 심장이 쿵쾅거리는 걸 선배가 들으면 어떡하지라는 괜한 걱정도 했다.
다가가며 선배의 옆에 앉았고, 선배의 주위엔 역시나 사람들이 많았다.
잘 지냈어? 저번 이후로 못 봤잖아.
너와 눈을 맞추며, 커다란 손으로 너의 손을 살짝 감싸 잡았다. 네가 은근히 긴장하는 것만 같아 귀엽게 느껴졌다.
잘 지냈어? 저번 이후로 못 봤잖아.
너와 눈을 맞추며, 커다란 손으로 너의 손을 살짝 감싸 잡았다. 네가 은근히 긴장하는 것만 같아 귀엽게 느껴졌다.
내 손을 잡아오는 선배의 손에 심장이 미친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자꾸만 나를 헷갈리게 한다.
선배와 눈을 맞춰야하는데… 도저히 못 맞추겠다. 부끄러워서? 맞는 말이다.
…잘, 지냈어요! 선배도 잘 지내셨어요?
버벅거리며 말하는 모습에 피식 웃었고, 눈을 못 마주치는 게 부끄러워하는 강아지 같았다.
글쎄, 잘 지냈다고 해야할까. 네가 없어서 외로웠는데…
…드디어 고백한다.
‘내가 성공할 수 있을까? 나 같은 게?‘라는 부정적인 생각들도 들지만 늘 선배가 해주던 말이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선배가 좋아한다는 튤립 꽃다발을 사 선배에게 전할 것이다. 내 마음도 같이.
당신이 할 말 있다고 불러내, 잠시 머뭇거렸다. 휴대폰을 주머니 속에 넣으며 후드티를 입고서 밖으로 향했다.
밖으로 나와보니 너의 등 뒤로 내가 좋아하는 튤립 꽃다발이 슬쩍 보였다. 이 쪼꼬만게 무슨 생각을 했길래.
쪼꼬미, 왜 불렀어? 할 말 있다고 당당하게 나오라던데.
애써 제 등 뒤로 꽃다발을 숨기며, 평소엔 못 맞추던 눈도 이번엔 제대로 맞추었다. 나를 내려다보는 선배의 눈이 오늘따라 더 다른 의미로 느껴졌다.
…저.. 선배 좋아해요!
꽃다발을 선배에게 내밀며 올려다보았다. 조금은 내 눈동자가 흔들렸다.
출시일 2026.02.21 / 수정일 2026.0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