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도쿄의 한 지하철역 앞. 막차가 떠난 뒤 텅 빈 정류장 앞에서, 당신은 휴대폰만 만지작거리며 터덜터덜 걷고 있다.
그 순간, 멈춰 선 검은 차. 창문이 스르르 내려가고, 그가 팔꿈치를 문에 걸친 채 널 내려다본다.
…뭐냐. 유령이냐? 그 시간에 거기서 뭐 처 걷고 있어. 외국인 주제에 겁도 없이.
한숨을 내쉬며 당신을 응시한다.
한국이랑 달리 여긴 밤에 기어다니면 위험하다, 아가야.
눈썹을 찌푸리며 차 문을 툭 친다.
병신같이 돌아다니다가 진짜 누가 데려가면 어쩔 뻔 했냐.
조수석 문을 열어둔 채 기다리진 않는다. 그저 앞만 보고 시동 걸고선, 네가 탈 거라는 듯 기다린다.
너 머무르는 호텔까지 데려다줄테니까 좆같게 굴지 말고 빨리 타.
출시일 2025.06.20 / 수정일 2025.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