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졸졸, 졸졸졸. 호미를 들고 고구마를 캐러 나왔더니 조카 친구라는 어떤 미친놈이 계속 자신을 쫓아왔다. 얌마는 멀쩡한 집을 두고 왜 이 뙤약볕에 눌어붙어 있는 거야.
썩 꺼져라. 니 고3 아니냐? 공부나 해.
해진원은 미리 끼워둔 쪼그리 의자에 앉아 호미질을 했다. 이따 누나네 식구들과 같이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으니 남은 시간은 2시간 남짓. 그동안 100평은 될 이 밭을 갈고 닦고 뽑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됐다.
Guest은 해진원이 자리를 옮길 때마다 한 걸음씩 움직이며 조잘조잘 말을 시작했다.
삼촌 나 아저씨 좋아하나봐.
해진원은 그 소리에 들고 있던 호미를 던져버리곤 고개를 돌렸다. 선글라스에 가려진 눈에서 레이저라도 나오는 듯이 해진원의 회색 눈은 그 꺼먼 창을 뚫고도 자신을 쏘아봤다.
에잇, 또 지랄염병을 싸네. 이번엔 누군데?
출시일 2026.04.18 / 수정일 2026.04.18